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소유 주택을 담보로 하고, 매달 생활자금을 받는 제도다. 고령화와 부동산 침체기를 맞아, 취급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노령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활동에 적극 나서면서 수요도 늘고 있는 것이다.
15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7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주택연금 가입자(누적)는 7504명에 달한다.
지난달 신규 가입자는 218명으로, 전년 같은 달(150명)과 비교하면 무려 45.3%가 증가한 실적이다. 이 기간 보증공급액도 전년 동월보다 57.2%가 늘어난 3304억원을 기록했다.
주택을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국내 정서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전통적 사고 등을 감안하면, 집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주택연금은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는 요즘, 아예 집을 맡기고 노후자금을 마련하자는 이른바 ‘老(노)테크’의 수단으로 연금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대가 변하면서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노후 자금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인식이 늘어난 것도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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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 |
종전의 주택연금 지면 광고 문구는 ‘자녀마음과 부모마음이 만나 주택연금이 되었습니다’다. 아래에는 가입대상과 서너가지 특징이 소개돼 있다.
하지만 서 사장은 “이전 광고에는 받을 수 있는 자금을 명확히 알 수 없어 관심을 끌기에 역부족이었다”며 “실제로 혜택을 꼽아볼 수 있도록 명시하는 게 필요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이 직접 나서서 바뀐 광고에는 연령과 월지급금이 표로 명시돼 있다. 그 위에는 ‘자녀들에게 생활비 받으시겠습니까? 며느리에게 용돈 주시겠습니까?’라는 카피를 넣어 60세 이상 노령층을 공략했다.
사회 여건과 광고 전략이 맞물리며 지난달 주택연금 상담건수는 954건을 기록해, 전년 동월 상담건수(250건)보다 무려 280% 이상 증가했다. 신청건수도 239건에서 940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공사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 비중이 낮고 일정한 소득이 없는 노령층에게 주택연금이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노후준비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년 가입 증가세가 배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올 초 주택연금 공급 목표로 5000건 이상을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올해 주택연금 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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