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효인 기자) 중국기업들이 최근 일본 기업과 M&A를 통해 일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은 작년말부터 일본 산요(Sanyo)의 인수를 시작했다.
하이얼은 작년말 약 100억 엔을 들여 일본 산요 인수를 단계적으로 인수하는데 합의하고 올해 1월 일본 백색가전(냉장고·에어컨등) 부문을 모두 인수했다. 오는 3월 산요가 보유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등의 동남아시아 지역의 백색가전 부문을 인수하면 모든 인수절차가 끝나게 된다.
하이얼은 앞으로 산요의 가전브랜드인 ‘AQUA’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판매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하이얼그룹 부총재 셔징궈(社鏡國)는 “오사카 지역에 아시아 본부를 설립하고 도쿄는 냉장고와 에어콘의 연구개발기지로, 교토는 생활가전 및 세탁기 연구개발기지로 각각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파러(帕勒) 컨설팅 이사 뤄칭치(羅淸啓)는 “세계 가전제품의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에 아시아 본부를 설립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로써 하이얼은 일본 산요의 첨단 기술을 흡수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진출이 까다로운 일본시장을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PC기업인 레노보(Lenovo)도 작년 7월 일본 NEC와 각각 지분 51%와 49%의 비율로 ‘NEC-레노보 재팬’ 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앞서 2009년 4월에는 중국의 가전 양판점 회사인 수닝(Suning)이 일본 가전 양판점 회사인 라옥스(Laox)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또한 작년 3월에는 중국의 액정 생산업체인 하이센스(Hi-Sense)가 일본 내 100% 출자를 통해 일본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가전양판점인 노지마 등과 제휴, 일본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기업들의 일본기업에 대한 M&A열풍을 반영하듯 작년 4월 일본은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과의 무역규모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베이징(北京) 상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 수출입 거래액은 5억 1900만 달러에 달했으며 특히 대 일본 수출규모는 1억 6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일본 M&A가 활발한 이유는 중국 기업의 경우 자금은 풍부하지만 기술수준이 낮아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데 반면 일본 기업들은 경기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사업구조 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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