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까지 집계된 현대기아차의 해외 주요 시장 판매량은 중국 9만7994대, 미국 7만8211대, 유럽 5만5265대로 나타났다. 중국은 11.9% 감소했으나 미국은 20.0% 증가, 22.1% 증가, 현지 시장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시장은 24.7% 감소한 94만대, 미국은 11.4% 늘어난 91만대, 유럽은 오히려 6.6% 줄어든 100만대였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상회하는 판매실적으로 점유율을 각각 10.4%(3위), 8.6%(7위), 5.5%(7위)로 높였다.
중국과 미국, 유럽에서의 판매호조는 지난해 말 세운 현대기아차의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들 3개 지역은 현대기아차 1월 전체 해외판매(45만3395대)의 51.1%(23만1470대), 국내를 포함한 전체 판매(53만2791대) 중에서도 43.4%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초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6.2% 늘어난 7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중국은 약 6% 늘어난 125만대, 미국은 지난해와 비슷한 110여 만대로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반면 유럽에선 20% 이상 늘어난 75만여 대를 판매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의) 올해 목표가 보수적이었던데 반해 좋은 출발”이라며 “지난해 이미 9~10%대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과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상대적으로 공략이 어려웠던 유럽에선 주력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일본ㆍ미국 브랜드가 현대기아차의 주력인 중ㆍ소형급 세단 시장에 연이어 신차를 내놓으며 공세로 전환했다”며 “현대기아차는 이들에 정면대응하기보다 그랜저ㆍ제네시스 등 프리미엄급 시장에 주력,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초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호황인데다 경쟁 신차가 속속 출시되는 중소형차 시장에서도 여전히 선방하고 있어 목표 이상의 결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판매감소로 일부 우려를 낳고 있는 중국 시장도 곧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2월이던) 춘절 연휴가 1월에 포함됐고 세금도 인상되며 전체 판매가 줄었다”며 “2~3월부터는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 연말께 베이징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세 번째 공장을 가동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유럽 시장이다. 지난달 BMW, 다임러그룹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판매순위 7위에 오른 건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현지 시장에서의 성공을 예감케 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현지 주력 모델인 중형 디젤 왜건 i40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현지 주요 판매 모델인 i30의 신모델을 내놨다. 기아차 역시 올 3월 신형 씨드에 이어 K5에 i40와 동일한 배기량 1.7ℓ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출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다만 이와 대조적으로 내수 시장에서는 올 한해 고전이 예상된다. 1월에도 17.2% 줄어든 7만9396대 판매에 그치며, 전체 시장 감소세(-16.1%·10만5889대)를 상회했다. 더욱이 올해 판매량 전망도 수입차를 포함 162만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치는 반면 수입차의 공세는 그 어느 때보다 거셀 전망이다. 회사는 4~5월께 기아차의 대형 세단 K9과 현대차 SUV 싼타페를 출시, 수성(修城)한다는 계획이다.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2.0% 늘려 잡은 120만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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