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원유 수출국인 이란은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지하라는 유럽 미국 등의 압력 하에 원유 거래를 제한받고 있다. 이란 오히려 유럽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원유를 중단해 유럽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영국의 BBC는 19일(현지시간) 이란이 영국과 프랑스 정유회사에 원유 판해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알리레자 니크자드 이란 석유부 대변인은 19일 “원유를 영국 프랑스 두 나라를 대체할 새로운 고객에게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미 이란산 원유를 중단한 영국과 프랑스에 이란이 이같이 중단 선언을 하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분석했다. 우선 이란이 공식적으로 첫 실행조치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 심리적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조치가 다른 국가에도 중단을 선언할 것이라는 우려를 시장에 퍼트려 오일 가격을 올리겠다는 심상이다.
FT는 이란이 원유수출을 제재하며 하루에 원유 50만배럴가량 또는 지난해 수출 기준 23%가량의 여분이 남아돈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란이 남은 원유를 팔기위해 원유 소비량이 많은 중국·인도 등 새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현재 중국은 이란의 가장 큰 고객으로 지난해 하루 22만배럴을 수입했으나 두 배이상 늘려 55만배럴을 거래한다. 이는 이란의 전체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은 새 수요처를 찾는데 몇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4월부터 수출되는 원유에 대한 할인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3월 중순까지 기존 유럽이 확보했던 원유를 새로운 고객을 찾지 못한다면 이란은 초대형 유조선의 저장창고에 팔지 못한 원유를 쟁겨놓거나 원유 생산량을 줄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같은 조치들은 원유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란과 서양국가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남수단과 예멘의 생산 차질로 인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70센트를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초 유럽 정제사들이 이미 이란산 수입을 중단하고 있다”며 일부 아시아 구매자들도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토탈·로얄 더치쉘·스페인의 렙솔YPF·이탈리아 에니 등 유럽의 주요정제사들은 이란산 원유를 이미 중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이란산 수입금지 조치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당초 EU는 지난달 시행하고자 했으나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이란산 원유에 의존량이 높은 국가들의 대안 공급처를 찾는 시간을 감안해 연기됐다.
이란 의회도 유럽 경제에 타격을 주고 핵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EU회원국에 원유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