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2월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주총 시즌이 개막했다. 올해 주총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와 소액주주들의 권리찾기 열풍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기준인 상장사 중 총 94개(유가 58개, 코스닥 36개) 기업들의 정기주총 날짜가 다음달 안으로 확정됐다.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그간 꾸준히 투자를 늘여 온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느냐 여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가지고 있는 곳은 총 187개, 보유총액은 54조5355억3000만원 규모다.
이 중 다음달 중으로 주총 일정이 확정된 상장사는 포스코를 비롯, 현대글로비스, 현대자동차, SBS 등 총 10개사(유가 9개, 코스닥 1개)다.
그동안 연기금은 투자수익만 챙기고 주주권 행사에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도‘경제민주화’의 한 수단으로 국민연금 주주권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더불어 서정욱 변호사 등 법조인 100여명이 연기금의 성실한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며 연기금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과정에서 이에 반대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들 중 두명이 사퇴한 것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요구하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이밖에 올해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권리찾기 열풍도 또 다른 화두로 떠 오를 전망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주제안을 통해 사내·사외이사와 감사 변경 뿐 아니라 부실 경영에 대한 문책 등 경영진에 대한 공격에까지 나서고 있다.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있는 삼천리는 소액주주 강형국 씨 외 3명이 외국계 자산운용사 헌터홀자산투자운용과 연대해 대표이사 해임과 이사 선임, 주당 현금 배당액 증액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발의했다.
남양유업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명‘장하성펀드’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도 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 '반란'을 꾀하고 있다.
라자드펀드는 주주제한 사항으로 현금배당을 주당 2500원으로 상향조정할 것과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아이에너지는 이번주 있을 임시주총에서 감사 변경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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