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회원권 시장에도 봄은 올 것인가.
국내 골프회원권 시장이 좀처럼 바닥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회원권을 장만하려는 매수 문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올해도 회원권 시장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원권 시장은 2009년 8월 정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2년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 때 20억원에 육박했던 남부CC의 회원권 시세는 지금은 11억5000만원 선이다. 신규 분양 후 거래가 되지 않는 몇몇 회원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10억원이 넘는다. 남부CC와 비슷한 시세를 기록하기도 했던 가평베네스트GC는 6억8000만원 선이다. ‘곤지암 3인방’ 이스트밸리(7억5000만원) 남촌(6억8000만원) 렉스필드(5억1500만원)CC와 큰 차이가 없다.
중·저가대 회원권 시세도 최근 수년 래 바닥을 맴돌고 있다. 한 때 7억원선까지 올랐던 신원CC는 현재 3억8000만원에 거래된다. 10억원을 호가했던 레이크사이드CC는 4억2000만원대다. 서울 인근의 남서울CC는 1억2600만원, 태광CC는 8600만원 선이다.
지방 골프장들의 회원권 시세도 마찬가지다. 우정힐스 천룡CC 등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골프장들은 매수 문의는 늘고 있으나 시세 상승폭이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신규골프장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강원권은 매수 문의조차 뜸하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한다.
회원권 시장의 향배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국내 골프장 수가 수요-공급 균형점에 다가섰기 때문에 회원권 시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그는 1990년 회원권 시세가 폭락한 일본의 전철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이다. 그 반면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마케팅이사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최악이었던 지난해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만큼 더 이상의 시세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일부에서 공급 과잉을 말하지만 골프장 인허가 요건이 까다로워진데다 조성비도 높아져 신규 골프장 공급은 갈수록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인다.
지난해말 기준 영업중인 골프장 수는 420개(18홀 환산 기준)다. 건설중인 곳은 75개. 지난해 신규 승인을 받은 곳은 13개로 2006∼2010년의 연간 평균치(약 40개)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골프장 증가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총 내장객수는 2690만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4.6% 늘어났다.
회원권 시장의 향배는 국내외 경기 상황과 그에 따른 법인 수요, 골프인구 증가세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4∼5년전처럼 일방적인 ‘공급자 시장’은 아니라는 점이다. 회원권시장도 주식시장처럼 골프장별로 시세관리를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마케팅을 다양화하고 내장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경영합리화를 꾀하는 골프장과 그렇지 않은 골프장의 시세 차별화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