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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매치플레이는 강호들이 무덤이었다. 1대1로 맞붙어 홀별로 승부를 가리고, 지면 탈락하는 ‘녹 다운’ 방식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당사자들은 압박감을 많이 받지만, 갤러리들에게는 스트로크플레이보다 ‘보는 맛’이 더하다.
2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도브 마운틴의 리츠칼튼G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첫 날 64강전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해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1위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대기 선수’로 있다가 출전기회를 얻은 어니 엘스(남아공)에게 대패, 첫날 최대 희생양이 됐다. 타이거 우즈(미국)도 초반 끌려가다가 가까스로 이기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엘스는 이날 도널드를 맞아 초반부터 몰아부친끝에 5&4(네 홀 남기고 다섯 홀 차 승리)로 압승했다. 경기가 14번홀에서 종료될 만큼 일방적이었다. 이에따라 도널드는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3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의 성적 여하에 따라 랭킹 1위 자리를 뺏길 수도 있게 됐다.
엘스는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를 5&3으로 꺾은 안데르스 한센(덴마크)과 2라운드(32강전)에서 맞붙는다.
배상문(26·캘러웨이골프)도 2010년 이 대회 챔피언 이안 폴터(잉글랜드)를 4&3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배상문은 2라운드에서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찰 슈워젤(남아공)과 대결한다.
이시카와 료(일본)도 지난주 미국PGA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 챔피언 빌 하스(미국)를 한 홀차로 꺾고 32강에 합류했다.
한국(계) 선수 5명 중 배상문 외에 양용은(40·KB금융그룹)만 32강에 올랐을 뿐 최경주(42·SK텔레콤), 김경태, 케빈 나(29·타이틀리스트)는 초반탈락했다. 최경주는 카일 스탠리(미국)에게, 케빈 나는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게 2&1로 졌다. 1라운드에서 진 선수들도 4만5000달러(약 5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양용은은 2010US오픈 챔피언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을 맞아 2&1로 이겼다. 맥도웰은 이날 버디를 6개나 잡고도 양용은에게 무릎을 꿇었다. 양용은은 경기 후 대회가 열리는 지명에 빗대 “큰 산을 넘었다”(a big mountain over)고 안도했다.
대회 전부터 서로 ‘이길 수 있다’(beatable)며 신경전을 벌인 우즈-곤살로 페르난데스 카스타뇨(스페인) 대결에서는 우즈가 초반 열세를 뒤집고 1홀차로 힘겹게 이겼다.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1홀차라도 승리는 승리(win is a win)’라고 표현했다. 우즈는 2라운드에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를 물리치고 올라온 닉 와트니(미국)와 대결한다.
도널드를 제외한 세계랭킹 2∼8위 선수 중에서는 두 명이 탈락했다. 랭킹 6위 웹 심슨(미국)은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에게, 8위 애덤 스콧(호주)은 로버트 록(잉글랜드)에게 각각 졌다.
매킬로이는 조지 쾨츠(남아공)를 2홀(2up)차로, 웨스트우드는 니콜사스 콜새어트(벨기에)를 3&1로 제압하고 나란히 2라운드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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