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복지를 앞세운 각종 공약이 쏟아져 나오면서 서로가 서로를 '표(票)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 금융가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반(反)월가 시위', 1%의 부자와 99%의 서민으로 극단적으로 나누어지는 '1대 99' 패러다임 등 '소득 불균형' 문제는 지구촌의 최대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럴 때 경영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고민이 깊어진다. 이전에는 생산과 공급(유통)만 책임지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알아서 판단해 상품을 소비하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의 자유시장경제 작동원리만 신봉하면 됐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시장 주도의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복지와 분배에 기반을 둔 '따듯한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자본주의 4.0' 시대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국내외 기업들이 전방위적으로 사회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20개 기업의 2010년 한 해 동안 사회공헌활동 지출 규모는 총 2조8735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 1개사당 평균 130억원을 사회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미응답 기업까지 감안하면 실제 사회공헌 금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문득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비용'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패러다임에 그치고 있다는 의심이 들게 한다. 이제 기업들도 매출 및 이익의 몇% 정도의 비용은 사회에 지불한다는 개념이 아닌, 복지와 분배에 입각하여 수혜자들이 진정으로 공정한 혜택을 받고 있는지의 기준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업계 일부에서 이제는 CSR가 아닌 CSV(Creating Shared Value)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기업이 가진 자원과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 CSV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예를 들어, CSR가 비용 기부를 통해 수혜자들을 돕는 개념이라면 CSV는 기업의 조달 시스템 자체를 개혁하여 협력회사들을 돕고 수익 창출까지 도와주는 사회공헌 개념을 일컫는다.
한국암웨이도 지난 1월, 이러한 사회가치 창출 경영 일환으로 국내 처음으로 소외계층 어린이들의 창의교육 지원 장학사업인 '암웨이 생각하는 청개구리' 프로젝트를 시작한 바 있다. 경제적으로 부족한 아이들에게도 넉넉한 아이들이 받는 것과 같은 창의성 교육의 가치, 그리고 이를 통해 생각하는 힘의 가치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2012년은 전 세계적으로 각종 선거를 비롯한 정치일정이 예정돼 있고, 또 유럽발 금융위기의 해결 등 좋은 사회를 향한 변화와 혁신이 절실한 한 해다. 자본주의와 같은 경제 체제에만 새로운 4.0시대를 주창할 것이 아니라, 사회공헌을 비롯한 기업활동에도 4.0시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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