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가운데 4일 영국 스카이 뉴스(Sky News) 방송은 정부 산하 기관 공무원들이 푸틴에게 여러차례 투표하는 대가로 돈을 받기로 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스카이 뉴스는 현지시간 기준으로 2일 모스크바발로 공공서비스 회사에서 일하는 ‘바딤’이라는 남성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바딤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부에서 회사 지도부로 20만명에 달하는 회사 직원들 가운데 25%를 선발해 각자 5장씩의 ‘부재자 확인서’를 확보한 뒤 다섯 곳의 서로 다른 투표소에서 투표하도록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폭로했다.
‘부재자 확인서’는 원래 업무상의 이유로 자신의 주소지에서 투표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확인해 주는 증명서다.
바딤은 “이같은 ‘임무 수행’에 동의한 근로자는 1만 루블(한화 약 38만원)을 보상으로 받는다”며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거나 돈을 벌 속셈으로 자원자로 나선다”고 설명했다.
바딤은 “회사가 모든 자원자들을 그룹별로 나눠 각 그룹 마다 책임자를 지명했다”며 자신의 그룹에 속한 30명 가운데 실세로 푸틴을 지지하는 사람은 2명 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이 회사 자원자들이 모두 이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투표를 할 경우 최소 25만표가 푸틴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이같은 국영 기업이 수천개이고 비슷한 부정이 다른 기업들에서도 행해진다고 가정할 때 푸틴이 얻을 수 있는 ‘가짜표’는 엄청난 규모에 이른다는 것이 방송의 주장이다.
한편 스카이 뉴스 보도에 대해 푸틴 총리 공보실장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공무원들에게 돈을 주면서 푸틴에게 투표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일부 서방 언론의 보도는 전형적인 정보전의 예”라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시 정부 대변인 굴나라 펜코바도 “시 정부 산하의 어떤 공무원도 유권자들의 의사 표시를 조작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가 전혀 없다”며 스카이 뉴스 보도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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