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푸른색으로 가득차게 할 것(Be filled with ’blue‘).’
오스트리아가 푸른색으로 물들고 있다.
누구나 오스트리아하면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선율과 클림트의 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그림을 떠올린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21세기도 10년이나 더 지난 지금,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이름은 ‘삼성’이다.
삼성전자의 IT 한류라는 바람이 푸른 물결을 일으키며 오스트리아를 뒤덮고 있는 것.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남부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인 SCS(Shopping City Sud) 매장 한 가운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를 구경하고 체험하려는 인파들로 전시장은 가득찼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간단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까다로운 오스트리아 소비자에게 외산 브랜드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휴대폰과 스마트폰에서 모두 4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시장조사기관(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에서 전체 휴대폰 판매량과 매출, 스마트폰 판매량과 매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오스트리아 휴대폰 4관왕에 등극했다.
판매량에 따른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12월 시장점유율은 43.7%다.
2위인 노키아(21.81%)와 약 21%포인트 격차를 보였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19.1%)보다 31%포인트 높은 5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스트리아 시장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휴대전화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곳이다.
그도 그럴것이 동유럽의 관문, 혹은 서유럽이 시작되는 거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곳에서의 삼성전자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서는 현지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지난 2008년 12%에 불과하던 삼성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이 불과 3년 여만에 3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약 14년동안(1997년부터) 오스트리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던 노키아를 끌어내리면서 삼성 서유럽 휴대폰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런 삼성전자의 성공 뒤에는 현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전략이 주효했다.
오스트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다른 유럽의 국가들보다 소비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 특히 스마트폰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작은 시장이지만 전사업자가 글로벌 사업자로 경쟁적인 신기술 도입 등에 힘입어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어 향후 기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장 특성에 맞춰 갤럭시S, 갤럭시S2 등 스마트폰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갤럭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에 힘썼으며 이런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를 전 제품으로 확대해 휴대폰 판매량까지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전사적 치원에서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한 궁전과 박물관, 오페라 하우스 등에 삼성전자 제품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현재 연간 6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궁전인 벨베데레 궁에는 삼성전자의 TV와 함께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키스’가 전시돼 있기도 하다.
이러한 문화마케팅은 그대로 제품에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조상호 삼성전자 오스트리아 법인장(상무)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보수적이고 웬만해서는 자신이 쓰는 것을 함부로 안바꾸는 등 까다롭기로 유명하다”며 “특히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욕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그 특성을 살려 ‘삼성전자를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회사’로 인식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가 실적으로 돌아온 것.
조 법인장은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마켓 크리에이터 제품인 갤럭시 노트에 대한 차별화된 현지 특화형 마케팅 활동도 대성공을 거두며 현지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한층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말부터는 그 대상을 소비자로 확대해 주요 도시의 대형 매장에서 집중적으로 체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갤럭시 노트 판매량은 급상승세를 보이며 히트리스트 10위권내로 진입해 판매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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