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오전 8시 러시아 극동의 마가단주와 콜리마주 등의 투표소가 열고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공식으로 실시했다. 이날 오후 8시까지 러시아 전역 투표소에서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진행된다.
러시아 대선에 출마한 후보는 푸틴 총리를 비롯해 제1 야당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68), 대선 도전이 다섯 번째인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당수, 공산당에 이어 제2 야당으로 등극한 중도좌파 성향의 정의러시아당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후보, 무소속 후보인 미하일 프로호로프다.
푸틴은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59~66%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결선투표를 하지 않고 무난하게 3선에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푸틴이 이번 대선에서 60%의 지지율을 얻고 결선투표 없이 충분히 승리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선거는 1차에서 50%를 넘지 못하면 상위 2명의 후보가 결선투표를 통해 승부를 낸다. 2차 결선투표는 이달 25일로 예정되어 있다.
푸틴은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대통령을 역임하고 총리를 지냈다. 이번 선거에 당선되면 18년동안 러시아의 대통령과 총리를 맡게 된다. 억만장자인 무소속의 프로호로프 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후보들은 이미 대선에서 푸틴에게 패배를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푸틴 총리의 승리가 사실상 결정된다해도 전통성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총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푸틴의 지지율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총선에서 투표자가 없는 투표용지 등 부정 선거 정황이 속속 포착되면서 푸틴 정권에 대한 신뢰는 큰 타격을 받았다. 공정하지 못한 선거와 함께 지난 2008년 대통령의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연임도 허용해 장기 집권을 영위한다는 의혹은 더해졌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러시아 대선은 누가 선출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부정선거가 일어나는지가 관권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번 선거가 지난해 총선을 계기로 러시아 전역에 불거진 반정부 시위의 모멘텀을 조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대선에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전국의 9만1000개의 투표소에 18만2000개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또한 국제선거감시단원 667명의 활동을 허용하며 부정선거 시비를 확실히 차단하겠다고 나섰다.
그럼에도 총선부터 불만을 가져온 러시아 야당 지도자·시민단체들은 대선 결과 후 대대적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의 유명한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빌니는 이번 선거도 부정의혹이 제기됐다며 푸틴의 당선에 대해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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