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정홍원 ‘칼날’ 강철규… 與野 공심위원장의 ‘강단’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4·11 총선 공천심사를 두고 정치권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정홍원·민주통합당 강철규 공심위원장의 '강단(剛斷)'이 주목받고 있다.
 
당 지도부와의 마찰 및 예비후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 위원장은 친이계 인사들의 강점을 인정해주는 '뚝심 공천'을, 강 위원장은 지분 싸움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칼날 공천'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은 5일 2차 공천자 명단 발표를 앞두고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홍문표 최고위원, 정두언·김태호·권경석·조해진·김기현·정옥임·이범래·진수희·김성태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의 공천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친이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공천을 받는 등 공심위가 친이계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며 당 비대위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18대 총선 '공천학살'의 주인공들이 대거 살아남은 것은 '쇄신'이라는 당의 기본방침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정홍원 공심위원장은 "공심위의 고유권한을 두고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정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비대위에 보고하지 않고 공천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 독립된 기구로 계파 등에 연연하지 않고 공천심사를 벌이겠다는 뜻이다.
 
공심위는 또 부산 사상에서 떠오른 손수조 예비후보를 대신해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을 전략공천하는 데 무게를 싣고, 공심위와 관련해 연일 강성발언을 쏟아내는 비대위의 의견을 배제하는 등 당 안팎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 강철규 공심위원장도 정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뚝심공천'을 벌이는 모습이다. 차이가 있다면 당의 쇄신과 변화를 위해 기득권을 쳐내는 '저승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당의 변혁이나 혁신 없이는 패배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공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며 이틀간 '파업'을 벌였던 강철규 위원장은 당내 '물갈이 타깃'으로 거론되는 호남지역 공천에 승부수를 걸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로부터 공천과 관련한 전권을 부여받은 만큼 전국정당으로의 변모 및 18대 대선을 치르기 위한 기틀 마련을 위해 기득권 세력을 과감히 떨쳐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까지 공천이 확정된 지역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가 전무(全無)하고, 전직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을 받으며 '과거로의 회귀'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물갈이를 통해 비판여론을 일거에 불식시킨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다만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탈당 후보들 간에 세력화 조짐이 나타나는 등 강 위원장의 '칼날'이 양날의 검이 되고 있는 점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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