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본 계약을 체결한 3개 미개발 유전은 지난해 3월에 주요조건 계약(HOT)을 맺고 협상을 진행해 온 광구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포스트오일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에서 UAE 유전개발이 제 2의 중동 붐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육상 광구 중 개발 접근성이 가장 용이한 유전(AREA 1)부터 순차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며, 생산기간은 20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 컨소시엄은 3월부터 바로 사업에 돌입해 이르면 2014년부터 생산개시가 가능, 3개 유전에서 일일 최대 4만3000배럴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측 지분 물량은 일일 1만7000배럴로 그동안 해외에서 확보한 원유 생산물량 가운데 영국 다나(4만8000배럴), 캐나다 하베스트(3만8000배럴)에 이어 세번째 규모다.
정부와 한국 컨소시엄은 긍정적인 판단아래 개발에 적극적이지만 본격적인 탐사 과정에 과제도 산적하다. 정부는 3개 유전의 '발견원시부존량(추정 매장량)'이 5억7000만배럴로 개발 직전 유전이기 때문에 탐사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견원시부존량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호하고 이것이 상업적으로 회수 가능한 매장량 규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경부의 석유자원량 평가 기준에 따르면 발견원시부존량은 상업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석 지경부 차관도 "현재 매장량 추정은 별도로 하고 있지 않다. 직접 파보지 않고서는 정확한 수치를 예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 매장량이 발견원시부존량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지경부는 3개 미개발 광구에 대해 2010년 10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석유공사 전문가들과 함께 기술평가를 실시해 경제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자원량 평가에는 한국석유공사와 캐나다 지엘제이, 베이커 휴즈 UAE 지사가 참여했다.
여전히 개운치 않은 뒷맛도 있다. 지경부는 이번 계약에서 '비상시' 물량의 100%를 도입한다는 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쟁이 발발하거나 국가 위기 상황에서 원유 생산물량의 전부를 국내로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비상시' 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은 없었다. 아무리 '비상시'라 해도 UAE가 승인을 안해주면 사실상 원유를 1%도 가져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신석우 한국석유공사 실장은 "'비상시' 라는 개념 자체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조항에 규정돼 있는 내용으로 국가들이 계약을 체결할 때 해당 조항의 개념을 암묵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전개발을 성급히 발표해 '다된 밥'처럼 부풀렸다가 된서리를 맞은 정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정부가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진 UAE 10억배럴 이상 대형 유전 개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는 지난해 UAE에서 10억배럴 이상의 대형 유전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단순히 입찰에 참여할 자격만 얻은 것인지, 실제 유전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 부연이 없어 논란이 일었다.
조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0억배럴 유전에 대한 질문에 "UAE와의 협상은 올해 연말까지 끝내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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