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 현지 인터넷매체인 화룡망(華龍網)은 충칭시 대변인이 "황치판(黃奇帆) 시장은 지난달 10일 천춘건(陳存根) 충칭시 조직부장과 쉬징예(徐敬業) 충칭시 기율위원회 서기 등 2명의 고위 관리와 함께 청두(成都)에 있는 미국영사관에 갔다”며 황 시장이 충칭에서 경찰차량 70대를 이끌고 갔다는 이야기는 ‘완전한 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왕리쥔 전 충칭시 부시장이 청두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황 시장이 충칭시 경계를 넘어 쓰촨성 성도 청두까지 경찰차를 끌고 가 미 총영사관을 포위해 이른바 ‘경변(警變)’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일었었다.
충칭시 대변인은 "당시 장갑차가 청두 미 영사관 주변에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서 봤지만 관련 기술 부서가 조사한 결과 이는 포토샵(디지털 이미지 수정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치판 충칭 시장 역시 5일 중화권 방송인 봉황(鳳凰)TV와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미국 영사관 주변에 있던 모든 차량은 쓰촨(四川)에서 온 차들"이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또한 황 시장이 왕리쥔을 충칭으로 데려오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국가안전부와의 마찰을 빚었다는 소문 또한 부인했다. 충칭시 대변인은 "충칭시는 시종일관 국가기관의 명령체계를 따르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상급기관에 협조하고 있다"며 "사건이 발생한 후 충칭시는 충칭시 상무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했고, 중앙 유관부서를 적극적으로 도와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황 시장 역시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왕 부시장이 (영사관을) 떠난 뒤에 국가안전부가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황 시장은 왕리쥔이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왕 부시장이 청두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오래 머물렀다면 이번 일이 외교적인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황 시장은 자신이 왕 부시장과 이야기하기 위해 청두의 미 영사관에 갔다는 사실도 인정하면서 모든 과정이 ‘평화적이었고 조용히 이뤄졌다’고 묘사했다. 그는 “시장으로서 부시장이 미 영사관에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영사관을 통해 왕 부시장과 접촉할 권리가 있었다”라면서 왕 부시장과 ‘자세한 대화’를 하기 위해 영사관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미국 영사가 직접 나와 자신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황 시장은 또 왕 부시장이 될 수 있는 한 빨리 영사관을 떠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었다면서 상황이 악화했다면 ‘정치적인 문제, 심지어 국제 정치적인 문제’를 불러올 수 있었으며 “외교적 위기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도 왕 부시장이 "자발적으로 미국 영사관을 떠났다"고 말해 충칭시 당국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로크 대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회 참가를 위해 인민대회당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왕 부시장이 정상적으로 예정된 회의를 위해 영사관에 왔다”면서 왕 부시장이 스스로 영사관을 떠났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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