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이례적인 모터쇼 방문 왜?

  • 유럽 위기 속 '나홀로 성장' 격려·점검 차원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그룹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뜸했던 정몽구 현대차그룹이 국제모터쇼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6일 오전 한국시각으로 같은 날 오후 개막하는 제네바 모터쇼 참관을 위해 전세기로 유럽 출국길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독일의 현대기아 유럽판매본부 및 체코 현대차 공장 방문차 출국, 역시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찾은 데 이어 2회 연속 유럽 모터쇼 방문길이다.

◆10년 60회 해외출장 중 모터쇼 방문은 단 4회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도쿄 모터쇼를 방문한 이래 지난해까지 8년여 동안 모터쇼를 직접 찾지 않았다. 특히 2009년 아들인 정의선이 기아차 사장서 현대차 부회장 승진한 이후 각종 모터쇼에서 직접 신차를 소개하며 ‘정 회장은 생산시설 – 부회장은 모터쇼’로 역할이 분담되는 듯 했다.

물론 정 회장의 해외 행보는 종횡무진이다. 올 1월 이명박 대통령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후 벌써 두 번째다. 지난 2003년부터 9년 3개월여 동안 해외 공식 일정만 60회 째다. 매년 6.5번은 해외를 둘러본 셈이다. 다만 이 중 모터쇼 방문은 2003년과 지난해, 그리고 이번까지 총 4회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번 출장단은 그 면면이 화려하다. 정 회장을 필두로 김용환ㆍ양웅철ㆍ이형근 부회장 등 현대ㆍ기아 수뇌부가 총출동 한다. 10명의 그룹 부회장단 중 자동차와 관련한 3명이 나선 것이다. 함께 출발하지는 않았으나 정의선 부회장 역시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위기 속 ‘나홀로 성장’ 격려 및 점검 차원”

그룹 관계자는 이번 출장에 대해 “유럽 위기 상황 극복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유럽 승용차 시장은 4년 연속 감소세다. 2008년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동유럽 디폴트 우려까지 연이은 악재가 이어진 데 따른 것. 지난해도 1.4% 감소한 1357만대, 올 1월 들어서도 6.6% 감소한 100만3000여 대로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2위 자동차회사 PSA그룹(푸조시트로앵)이 GM과 지분교환을 통한 동맹을 선언하는 등 업체간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정 회장의 연이은 유럽행도 이 같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올 1월 2일 시무식에서 “2012년 자동차 산업 성장세는 둔화되고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위기감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해 유럽 판매본부 방문 때도 “유럽 경기침체에 불안해 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한다면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며 현지 임직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실제 회사는 올해 목표를 다소 보수적인 6.1% 성장(700만대)로 잡았으나, 유럽에서만은 유일하게 목표를 20% 이상(약 75만대) 늘려 잡았을 만큼 유럽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