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애플 지배제도 개선에 동참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의 이사 선임 제도 개혁에 동참했다.

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연금은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애플 주주총회에 참여해 미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가 제안한 제7호 의안 정관변경의 건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 안건은 이사 후보수가 회사 측이 선임하려고 하는 이사수보다 적을 경우의 의결 요건을 최다 득표제에서 과반수 득표제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애플의 일반 주주는 이사 선임 과정에서 투표권 보류는 가능하지만 반대표를 낼 순 없었다.

최다 득표제는 특정 이사가 반대표를 받지 않으면 보류된 투표수와 관계없이 단 한표의 찬성표만 얻어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어 사실상 일반 주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구조였다.

하지만 과반수 득표제 도입에 따라 애플 이사는 주주 절반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정관 변경을 주도한 캘퍼스 측은 애플의 폐쇄적인 회사 경영 방식을 뚫고 주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사 선임 개선안이 주주에게 유리한 내용이어서 찬성표를 행사했다”며 “세계적인 의결권 행사 전문 자문기관인 미국 ISS(Institutional Shareholders Services)의 자문을 참고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분 0.5% 이상을 보유한 해외주식에 한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의결권 행사는 수탁은행인 씨티은행이 담당한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은 올 1월 말 현재 약 21조486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