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서울 강남의 경우 신규 물량이 나오는 즉시 주인을 맞으며 분양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도권은 몇년간 부족했던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성적은 좋겠지만, 일부 외곽지역은 밀어내기 분양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도권 첫분양 ‘광교’..미분양 왜?
가장 먼저 문을 연 광교신도시에서는 한껏 부풀었던 기대감이 실망으로 끝나자, 시행사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엠디엠이 시행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한 광교푸르지오 월드마크는 모두 349가구의 아파트에 대해 지난 2일까지 3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171가구 미분양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실 이번 결과는 의외라는 분석이 많은 편이다. 광교신도시에서는 지난해 신규주택 청약이 모두 순위권에서 마감돼 올해도 무난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는 7개 주택형 중 4개가 미달됐다. 시행사측은 어떻게든 올해 첫 분양이자 광교에서 미분양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 급해진 모양새다. 계약도 하기 전에 청약조건을 변경한 것. 엠디엠은 7일 발코니확장 무료제공, 시스템붙박이장 무료제공, 중도금이자후불제 변경 등 계약조건을 변경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이곳이 주상복합이다보니 일반 아파트에 비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약간 떨어진 것도 있고, 올해 첫 광교분양인 만큼 지켜보자는 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광교를 비롯한 올해 수원에서는 8개 단지, 5433가구가 공급된다. 이번 광교푸르지오 월드마크 청약 결과를 토대로 향후 분양물량은 다소 완화된 조건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송도, 청약률 맞추기 힘드네
인천 송도도 힘들게 시작한 것은 마찬가지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올해 송도에서 분양 포문을 열었지만 미분양 꼬리표를 남기지 않기 위해 힘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3순위까지 가까스로 청약자들을 채운 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청약 결과는 두 회사가 비슷하다. 대우건설의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총 604가구 모집에 825명이 접수해 평균 1.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그린워크2차는 전체 평균 1.15대1의 청약경쟁률로 마감됐다.
일부 큰 평수는 미달되긴 했지만 대체로 선전했다는 것이 두 회사의 공통된 평가다.
하지만 송도에서는 2010년 1월 ‘송도 롯데캐슬’과 ‘송도 해모로월드뷰’가 1순위 마감된 후 아직까지 1순위 마감기록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분양결과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인천지역 청약에 어떤 영향을 줄지하는 부분이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적체됐던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반기에만 총 8개 사업장, 381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송도에서만 4개 단지, 2829가구가 나온다. 이는 인천시 상반기 전체물량의 74%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인천구월지구에서는 보금자리 2200가구 저렴한 주택이 나올 예정이어서 이 또한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송도를 포함한 인천은 미분양 물량이 아직도 있는데다 향후 밀어내기 분양이 쏟아져 공급과잉 우려도 낳을 수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역시 강남..나오면 무조건 대박
서울 특히 강남권은 역시나 소화률이 높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도곡 진달래’는 지난달 최고 5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1순위 마감된 것은 8개월만이다.
최근 분양을 마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도 일반분양 364가구 모집에 606명이 신청해 평균 1.6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이 넘는 가격이었지만, 강남 수요자들과 투자자에게는 그리 문제가 안된 듯 하다. 또 대형이라는 점도 강남에서는 큰 악재가 안됐다. 이번 결과는 앞으로 인근 지역에 나올 재건축·재개발 신규 분양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이례적으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선보여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대형 평형 청약자의 경우 기존 강남권 거주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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