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30달러대를 회복하며 바닥 탈출의 기대를 모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후 31달러대의 보합세를 지속하다 최근 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시장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가 조사한 바, 지난 7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30.7달러로 전주보다 1.04달러 하락했다. 웨이퍼와 셀, 모듈 가격 역시 소폭 하락한 가운데 폴리실리콘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처럼 폴리실리콘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전방 체인의 업체들이 여전히 적자 상태에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폴리실리콘 업체 관계자는 “고객사와 논의해본 결과 기존 6~8개월치에서 3개월치로 재고가 상당히 줄었으나, 현재 웨이퍼 회사들이 이익을 내기 매우 어려운 상태로 폴리실리콘 가격을 올릴 수가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 폭락 이후 작년 말까지 중국의 경우 90%의 폴리실리콘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업황 침체 속에도 폴리실리콘 선두 기업들은 공격적인 증설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바커는 작년 말 1만5000t 규모의 신규 공장의 가동에 들어갔으며, 중국 GCL도 1만5000t 규모 증설을 완료하고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다.
OCI와 햄록, 바커 등 일부 선두기업을 제외하고 대다수 소규모 업체들은 30달러선의 가격에선 이익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폴리실리콘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함으로써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증설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실리콘은 현재 3500t 규모의 공장을 1만5000t까지 늘리는 증설작업을 진행 중으로, 오는 중순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웅진폴리실리콘도 디보틀네킹(병목구간 해소)을 통해 기존 5000t의 공장을 7000t으로 늘리는 작업을 최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OCI의 경우 속도조절을 하면서 시장상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OCI 관계자는 “원래 올해 말 4공장을 완공할 계획이었는데, 조금 천천히 짓고 있다. 굳이 케파를 늘려 가격 하락요인을 추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4공장 완공일은 몇 개월 늦춰질 듯하고, 5공장 투자도 원래 5~6월경엔 착공에 들어가야 하는데, 시장상황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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