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에서 가장비싼 그림 신기록을 세운 치바이스의 ‘송백고립도’(5720만 달러.약 718억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피카소, 앤디워홀도 우습다. 중국미술이 세계미술시장을 제패했다. 2008년 "중국인은 피카소 한 점보다는 치바이스 열 점을 택할 것”이라는 중국 최대 경매사 자더(嘉德) 커우친(寇勤) 부총재의 말은 불과 4년만에 사실이 됐다.
중국 서화가 장다첸(張大千·1899∼1983)과 치바이스(齊白石·1864~1957)가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작가(총액 기준)로 집계됐다. 장다첸 작품은 지난해 총 1371점, 5억5453만 달러(약 6205억원)어치, 치바이스는 5억1057만 달러치가 판매됐다.
최근 프랑스 미술시장 분석회사 '아트프라이스'가 발표한 '미술시장 트렌드 2011’보고서에 따르면 장다첸과 치바이스는 파블로 피카소, 팝의 황제 앤디워홀을 누르고 각각 1,2위에 올랐다.
지난 13년간 전 세계 연간 미술경매 집계에서 낙찰총액 1위를 차지했던 피카소는 총 3억1469만 달러(약 3521억원)어치가 팔려 4위에 그쳤다. 앤디워홀은 3위(3억2588만달러)에 올라 체면을 세웠다.
피카소의 뒤를 이은 작가는 쉬베이훙(徐悲鴻·1895~1953)·우관중(吳冠中·1919∼2010)·푸바오스(傅抱石·1904∼65)·게르하르트 리히터(80)·프란시스 베이컨(1909∼92)·리커란(李可染·1907∼89) 순이다. 생존 미술가로는 독일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10위권에 중국화가들이 6명이나 진입했다. 모두 근대 중국화가들이다. 중국 내 컬렉터들의 취향이 세계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2위에 오른 치바이스는 단일 작품 가격으로 1위를 기록했다. 치바이스의 ‘송백고립도(松柏高立圖)’는 지난해 5720만 달러(약 718억원)에 거래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밖에도 중국의 현대미술을 이끌고 국내 미술시장에 알려진 정판즈(曾梵志·48)·장샤오강(張曉剛·54) 등은 지난해 경매 총액에서 각각 24, 40위를 기록했다.
이제 미술시장은 중국미술은 빼면 말이 안될정도다. 지난해 미술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한 점유율은 41%로 미국(24%), 영국(19%), 프랑스를 제쳤다.
이같은 중국작가 '슈퍼스타' 탄생과 중국미술시장 강세는 신흥부자들의 약진때문이다. 미술시장도 '없어서 못파는 명품, 럭셔리 시장'과 같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명품을 사회적 지위와 부의 상징으로 사들이는 것처럼 신흥부자들도 "비싼 예술 작품으로 부를 과시하고 있다"며 "특히 예술품은 되팔 때 이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주식투자처럼 예술 작품 투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미술가는 김환기(219위), 이우환(246위)이 500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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