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포기한 삼성證, 힘 실은 대우證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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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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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그동안 보수적인 운용을 거듭했던 KDB대우증권이 홍콩법인에 1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달 홍콩법인 축소를 선언했던 삼성증권과는 다른 행보로 KDB대우증권의 이번 증자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공격적으로 나서다 적자로 귀결됐던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브로커리지 부문을 대폭 확대할 예정인지라 삼성증권과 같은 방향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은 이른 시일 내에 큰 수익을 거두고 어렵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최근 이사회 결의로 홍콩현지법인에 대해 1억달러 증자를 결정했다. 홍콩법인 자본금은 2억 달러에서 3억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증자대금은 외화 운용자산 확대와 홍콩 현지 주식의 위탁매매(brokerage)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은 삼성증권이 지난달 홍콩법인 인력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고 홍콩 주식위탁매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과 반대 행보다.

특히 삼성증권은 지난 2009년 홍콩법인 자본금을 1억달러로 증자하며 지점을 법인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 출신 리서치, 주식세일즈 인력들을 대거 확충했다. 이 과정에서 20여명 수준이던 홍콩법인의 인력은 130여명까지 늘어났다.

사실상 2009년 삼성증권이 밟았던 길을 이번에는 KDB대우증권이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이러한 투자가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2009회계연도(2009년4월~2010년3월)에 160억원, 2010 회계연도에는 4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반기까지 누적적자가 74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은 이른 시일 내에 큰 수익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대우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홍콩법인은 2011회계연도 3분기말(2011년 12월말) 기준 자산 3512억원, 부채 965억원, 순이익 2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64억원보다 다소 부진하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해외 사업은 해외 주요 IB들과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증권사들의 해외사업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우증권의 경우 과거 해외 진출 실패에 고정비용을 높이기보다는 트레이딩, 채권투자, IB 딜소싱 등 상황에 수익이 나는 영업을 했기 때문에 홍콩에서 흑자를 냈었다”면서도 “이번 증자로 브로커리지에 힘을 싣는 만큼 삼성증권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2009~2010회계연도 65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홍콩법인의 분기단위 경영실적을 공시하지 않고 있지만, 2011회계연도 3분기말 해외영업 순손익이 전년동기 206억원보다 배 이상 많은 438억원에 달하는 점을 볼 때 2011회계연도 홍콩법인의 적자 폭은 전년대비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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