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파3홀은 프로골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홀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겐 ‘기회의 홀’이다. 레귤러티에서 칠 경우 길이가 짧은 편이어서 티샷 한 번 잘 하면 파(또는 버디)를 할 수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를 휩쓴 김하늘(24·비씨카드)은 파3홀에서 스코어를 잘 내기로 정평났다. 작년에 그가 4승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파3홀 스코어와 무관치 않다. 프로들이라도 평균스코어가 오버파로 나오는 파3홀에서 김하늘이 유독 잘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때 그의 골프백을 멨던 아버지의 말을 들어본다.
“하늘이는 파3홀 공략이 특이하다. 최나연 유소연 등 다른 정상급 프로들은 파3홀에서 핀을 직접 겨냥한다. 그 반면 하늘이는 온그린에 초점은 둔다. 깃대 위치에 상관없이 볼을 그린에 떨구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말이다. 핀이 그린 가장자리나 벙커옆에 꽂혔을 경우는 두말할 것이 없다. 볼을 그린에 올리면 웬만하면 파는 할 수 있고 운이 따르면 버디도 나온다. 그래서 파3홀 평균타수는 3이하로 나온다. 다른 선수들이 오버파를 치는 파3홀에서 언더파나 이븐파를 기록하니, 그 차이는 커지게 마련이다. 하늘이가 통산 7승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파3홀 공략법도 한 몫 했다.”
비단 김하늘 뿐 아니다. 데이비드 레드베터를 비롯한 많은 많은 교습가들은 “파3홀 티샷은 그린 중앙이나 트러블(벙커· 워터해저드· 러프) 반대편을 겨냥하라”고 조언한다. 샷 정확도가 높지 않으며, 벙커샷이 서투른 아마추어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린 왼편에 깊은 벙커가 있다면 아마추어들은 그린 중앙이나 그린을 벗어난 오른편을 낙하 목표지점으로 삼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마추어들 샷은 ‘본대로 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홀이 조금 길어지면 원하는 목표지점에 볼을 떨구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에는 ‘레이 업’(단 번에 목표를 공략하지 않고 우회하는 것)을 하면 된다.
‘파3홀에서 웬 레이업?’이라고 말하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골퍼다. 길이가 160야드 이상이고 그린 주변에 트러블이 많은 파3홀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릴 수 있는 아마추어가 몇 명이나 될까. 온그린 확률은 10%안팎일 것이다.
그럴 바에야 두 번에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것이다. 길이 170야드 파3홀이라면 아이언으로 150야드 정도 보내 볼을 그린앞 페어웨이에 떨군 다음, 쇼트 어프로치샷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어느 편이 파를 잡는데 효과적인지는 금세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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