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등 국산차가 올들어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중국 등 신흥시장에선 고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의 현대 쏘나타 출시행사 모습(위)과 현대차 유럽 생산기지인 체코 공장의 라인 가동모습(아래) (사진= 아주경제DB) |
미국 자동차 시장은 1월 81만7000대로 11.4% 성장한 데 이어 2월 110만9000대로 15.8%의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럽 역시 1월 100만3000대로 전년동기대비 감소세(-6.6%)는 이어갔으나 전월에 비해서는 0.8% 감소하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에 들어간 일부 유럽 현지 업체를 제외하면 일본ㆍ한국 등 업체의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리포트를 통해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지난 12일 2차 구제금융 안이 최종 승인되며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했다.
반면 중국 자동차 시장은 1월 116만1000대로 전년동기대비 23.8% 감소했다. 1~2월 누적 판매 역시 6%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9~2010년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자동차 구입 보조금을 지급, 각각 46%, 32.4%의 성장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보조금 정책이 중단된 지난해 2.5% 성장에 그쳤고, 올해는 아예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경기침체는 비단 자동차산업에 국한돼 있지 않다. 중국은 지난 2월 314억 달러(약 35조2300억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월간 적자규모다. 이에 따라 중국이 재차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전문가를 인용, 중국이 수개월 내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1~2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대비 20% 가까이 감소한 43만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현대ㆍ기아차, 쌍용차 등 해외 브랜드에 대한 세율 30% 인상키로 하며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올 연말로 예정된 현대차 브라질 공장 완공 전까지는 수출 타격이 불가피해다.
다만 이 같은 변화가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 등 신흥시장이 선진시장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큰 것임에는 변함없다”며 현 상황을 일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신흥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현지 업체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의 경우, 선진시장에서의 안정적 성장세가 전제돼야 한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반년 새 두 차례나 유럽 시장을 점검하면서 “경기불안의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올들어 현지 자동차 업체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유럽 시장은 한국과 일본 브랜드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다만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 외 산업에서의 피해도 우려된다.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인데다 현지 기업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국내기업의 현지 소비재(TVㆍ에어컨ㆍ자동차) 점유율이 떨어지는 데 대해 “중국 정부가 새로 창출되는 내수시장에 대해 강력한 자국제품 우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현지 적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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