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이제 회의에 참가하는 정상들이 도착하고 나갈 때까지의 동선 확인 등 리허설만 남겨둔 상태다.
◆북핵폐기 우회 메시지 남길까
열흘 남짓 남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핵테러 방지를 목표로, 회의의 초점은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있다.
테러리스트의 핵물질 취득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목표를 갖는 이 회의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북핵문제'의 당사국인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북핵 자체가 핵안보정상회의의 정식 의제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한반도를 무대로 열리는 정상회의인 만큼 북핵문제도 어떤 형태로든 다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12일 재외동포기자대회 오찬사에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핵문제가 다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다양한 석상에서 비슷한 언급을 해왔다.
58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서울에서 핵을 주제로 논의하는 것 자체가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핵안보정상회의는 HEU와 플루토늄 등 핵물질 사용의 최소화를 추구하는 자리이므로 북한에도 이러한 물질들을 포기하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가 안팎에서도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를 북핵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코뮈니케 내용은
2010년 워싱턴에서 개최된 1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안보에 대한 포괄적인 코뮈니케 발표가 있었던 만큼 서울 코뮈니케에는 그보다 더 구체적 실천방안이 담길 것으로 분석된다.
그 가운데 핵심적인 것은 민간에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자는 내용이다. 이는 테러리스트들의 탈취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핵무기 원료가 될 수 있는 HEU를 자발적으로 폐기하자는 것이다.
핵안보정상회의기획단에 따르면 2011년 8월을 기준으로 카자흐스탄 10t, 캐나다 1500㎏, 일본 1200~1400㎏, 독일 950㎏ 등을 비롯해 전 세계에는 16~17t 분량의 민간에서 사용하는 HEU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핵무기 한 개를 만드는 데 HEU 25㎏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HEU가 전량 폐기된다면 640~680개의 핵무기가 사라지는 셈.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민수용 HEU를 폐기하거나 최소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코뮈니케 채택을 계기로 참가국들이 구체적인 HEU 폐기계획을 자발적으로 공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차 워싱턴 회의 때 HEU 폐기를 공약했던 아르헨티나, 호주, 체코 등 10개국은 이후 모두 400㎏의 HEU를 제거했다. 나아가 미국, 러시아도 각각 7t, 48t의 HEU를 폐기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3일 연합뉴스를 통해 "이번 회의로 몇천개 분량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없어지는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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