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미군' 아프간은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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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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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팔다리가 세 개 이상 필요한 사람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다. 언제 지뢰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여분의 팔다리가 필요하다. 아프간은 20세기 후반부터 30년째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잇는 아프간은 주변국의 가스·석유 수송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19세기부터 영국·러시아·미국의 장악 아래 이들은 전쟁으로 인해 팔다리뿐만 아니라 코란 소각 등으로 인해 민족적 자존심마저 상처입었다.

비극은 더해졌다. 아프간 사람들은 지원군 미군 병사의 총에 아들·딸들을 잃었다. 지난 11일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칸다하르 주 판즈와이지구에서 한 미군 병사가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9명, 여성 3명 등 민간인 16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의 부상자를 만들었다.

미군은 평화의 목적으로 10년간 아프간에 주둔하며 성과는커녕 아프간 사람들에게 설움을 안겨줬다. 지난 2002년 7월에도 미군은 아프간 중부의 우루즈간 주 데리우드에서 열린 결혼 축하행사장을 폭격해 1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또한 지난 1월 유투브에 아프간인 시신에 방뇨를 하는 미 해병대원들의 영상이 게재됐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제발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지 마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에서 아프간 문제는 최고의 논란거리다. 미군의 일탈행동으로 인해 아프간 내 반미 시위 및 테러가 확산되며 2014년 미군 철수계획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졌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아프간 전략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애도의 전화 통화만으로 그쳤다. 아프간 시민들의 참담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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