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실패한 파리도 술 마신다..알코올 중독 치료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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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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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짝짓기에 계속 실패해 고배를 마신 과일파리가 실제로 술로 마음을 달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다.

15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 닷컴 보도를 보면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과학자들은 암컷으로부터 짝짓기를 거부당한 수컷 파리들이 알코올을 찾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과일파리의 이런 행동은 사람과 같은 것이라면서 이 연구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파리의 보상 시스템에 작용하는 뉴로펩타이드 F(NPF)라는 뇌 화학물질 수치가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파리의 NPF 수치는 짝짓기나 음식 먹기 등 진화적으로 유리한 행동을 할 때 상승한다. 알코올을 비롯한 외부 요인으로 상승할 수 있다. 효모의 작용으로 썩은 과일을 즐겨 먹는 과일파리에게 술은 도처에 널렸다.

연구진은 “파리의 내적 보상과 외적 보상 시스템이 맞물려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파리의 뇌에는 NPF가 좌우하는 듯한 모종의 시스템이 있다. NPF 수치가 변하면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행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뇌에도 이와 비슷한 뉴로펩타이드 Y(NPY)가 있어 먹기나 과식 같은 보상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PY는 알코올 섭취를 억제한다. 알코올 중독자 집단에서 NPY에 돌연변이가 관찰된다.

연구진은 알코올 중독 현상을 치료하려고 포유동물의 NPY와 과일파리의 NPF를 연구해 왔다. 이들은 섹스가 과일파리의 음주 습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려고 특정 파리를 군락지었다. 연구진은 짝짓기 경험이 없는 수컷 파리들과 경험이 없는 암컷, 또는 방금 짝짓기를 마친 암컷들과 같은 공간에 놓아 두는 실험을 했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들은 새로운 짝짓기를 거부했다.

연구진은 나흘 동안 하루에 3번, 한 시간씩 진행한 이 실험을 마친 뒤 파리에 일상적인 먹이와 알코올 15%가 함유된 먹이를 제공했다.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짝짓기를 한 파리들은 알코올 성분이 든 먹이를 거의 먹지 않았다. 암컷으로부터 거부당한 수컷 파리들은 제 몸의 두 배나 되는 알코올을 마셨다.

한편 죽은 암컷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 거부당하지는 않았지만 짝짓기를 못한 파리들도 술을 찾았다. 아예 짝짓기 실험에 동원되지 않은 동정의 파리는 알코올 섭취량이 중간 정도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짝짓기 후 짝짓기의 보상효과 때문에 NPF 수치가 상승해 NPF 수치를 높일 필요가 없었다. 짝짓기를 못한 수컷들은 NPF 수치가 급감해 보상 중추를 활성화시킬 외부적 수단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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