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이 요즘 인기다. 찾는 사람이 늘면서 매매 및 전셋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일대 북촌 한옥마을 전경. |
한옥이 인기를 끌면서 새 한옥을 짓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주택 사업자도 늘고 있다.
◆부르는 게 값…매매·전셋값 '껑충'
20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의 한옥 매매가는 대지지분 기준으로 3.3㎡당 3000만원~5000만원 선이다. 이면도로 등 저렴한 곳은 3.3㎡당 3000만원 선이지만, 대로변은 8000만원 선을 호가(부르는 값)한다. 북촌 한옥마을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은 많지 않은 데 매수세는 꾸준해 호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청동 인근 한옥 시세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3.3㎡당 3000만~3500만원에서 거래됐으나 지금은 4000만~4500만원 선에 거래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아파트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종로구 경운동 코리아랜드공인의 서명연 대표는 "삼청파출소 인근의 99㎡(30평) 한옥이 최근 18억원에 팔렸다"며 "수요는 많은 데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주택 경기 침체에도 매맷값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한옥 수요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있다. 종로구 삼청동 북촌공인 김재윤 부장은 "강남에서 살다가 은퇴 후 복잡한 것이 싫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세컨하우스로 한옥을 사놓고 주말에만 찾는 수요도 적지 않다. 가회동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이나 용산 등에 거주하는 부유층 가운데 별장용이나 작업용으로 한옥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해 한옥 사들이는 경우도 많다. 종로구 재동의 한성부동산 정일성 대표는 "북촌에 숙박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보니 한옥을 사들여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삼청동의 경우 지난해 연말 대비 3.3㎡당 100만원 정도 올라 현재 1000만원 선이다. 이곳 신축 한옥 76㎡(23평)는 2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한옥 물량이 너무 없는 데다 한번 입주한 사람은 대부분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기 끌자 공급도 잇따라
수요가 잇따르자 한옥 공급도 늘고 있다. 북촌·삼청동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개축이 이뤄지고 있다. 신축 한옥도 많아졌다. 서울시의 지원 때문이다. 서울시는 기존 한옥을 수선하거나 신축하면 공사비용의 3분의 2 범위 안에서 최대 보조금 6000만원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경기도 일대 한옥 분양도 늘고 있다. 한 한옥 공급업체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과 이동면 등에 8~11채씩 소규모 단지로 공급,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건평 89㎡의 경우 3억8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투자에 앞서 따져봐야 할 점도 없지 않다. 한옥은 아파트나 연립주택에 비해 관리가 어렵다. 건축비가 비싸고 리모델링 비용도 만만찮다. 한옥 신축시 건축비는 3.3㎡당 보통 1000만~1500만원 선으로, 일반 주택의 3~4배 수준이다.
한옥 몸값이 비싸 투자금이 많이 드는 반면 게스트하우스는 최근 급증해 임대 수익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한옥을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한다고 해도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빌라 등과 비교하면 임대 가치가 낮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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