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거래소 주총, 관건은 상임감사 '官출신인가 내부승진인가'

  • 전 경제 고위 관료 출신 물망, 노조는 적합 인물 여부 검토 중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한국거래소 주주총회가 오는 23일 열린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은 공석인 상임감사위원 자리에 누가 임명될 지 여부다. '7대0'이라는 오명을 딛고 내부 인사로 승진이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대0'은 그동안 거래소의 `낙하산 전성시대`를 일컫는 말로 현 김봉수 이사장 취임 이후 이사장, 상임감사, 경영지원·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파생상품시장·시장감시 등 5개 본부의 본부장(부이사장급) 등 부이사장급 이상 ‘빅7’ 가운데 내부 출신이 한 명도 없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21일 거래소는 오는 23일 7회 정기 주총을 열고 상임이사 3명과 상임감사위원, 비상임이사(사외이사) 각 1명 등 총 5명을 선임할 예정이다.

현재 거래소에는 이사장과 본부장급 상임이사 5명, 감사위원 등 총 7명의 등기임원이 있다. 이들은 모두 기획재정부, 증권사 출신 등 외부인사다. 김봉수 이사장과 박종길 경영지원본부장, 진수형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증권사 대표 및 임원을 지냈고 김도형 시장감시위원장, 이창호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진규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다.

상임감사위원도 이번 주총 때 새로 선출된다. 현재 이 자리는 지난 1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김덕수 전 상임감사가 4·11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한 후 공석 상태다.

이 자리에 행시 출신의 기획재정부 퇴직 관료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거래소 노동조합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거래소는 지난 13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들을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거래소 노조가 상임감사위원 선임 과정이 밀실ㆍ날치기 인사로 진행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로 인해 주주총회는 23일로 연기됐다.

노조 측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상임감사로 선임될 경우 저지투쟁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종수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후보추천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누구를 추천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현 정권과 경영진은 공공부문에서 자행돼온 작금의 밀실인사 행태를 반복하면서 한국거래소 감사 자리를 퇴물관료의 자리보전용으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7대0' 구도는 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후임으로 최홍식 코스닥시장본부장보와 김인수 파생상품시장본부장보 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후임으로 결정나게 되면, 지난 2009년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등기임원에 내부 인사가 채워지게 된다.

한국거래소 상임감사위원은 주주총회 결의 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 임명 과정을 거쳐 선임된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정부 지분은 없고 우리투자증권이 4.6%, 동양증권이 3.46%, KDB대우증권이 3.23%의 지분을 갖고 있는 등 대형 증권사들이 주요 주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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