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오는 22일 '세계 물의 날'을 앞두고 있음에도 물 펀드(Water fund)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 펀드는 물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물과 관련된 기업들에 투자한다는 상품으로, 중국과 같이 급격한 인구증가를 보이는 국가의 수자원시설 성장속도가 다소 떨어져 있다는 점을 착안해 나온 섹터 펀드다. 상수도 사업, 압축공기를 활용해 적은 양의 물로 충분한 샤워 효과를 누리게 하거나 원격으로 수도검침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 등을 아우른다.
21일 금융투자업게에 따르면 출시 당시만해도 물 펀드는 '중국인이 머리 감는다. 그럼 물 부족 사태가 온다'는 표현으로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지난 2007년 출시된 이후 2개월만에 1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던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며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물 펀드 25개 설정액은 1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 8월 초 1조1000억원을 넘어서며 최고점을 찍었으나 2008년 3월엔 5000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었다. 2010년엔 2500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물 펀드는 올 들어 11.38%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11.58%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개별펀드로는 수익률 차이가 컸다. 삼성자산운용 '삼성글로벌Water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이 연초이후 15.71%로 양호한 수익을 거두고 있으나 '삼성글로벌Water30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혼합](C)'는 올 들어 4.3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물 펀드는 편입비중 가운데 선진국 주식이 많아 변동성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만큼 물 관련 산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예컨데 삼성전자가 영위하는 사업은 가시적인 이익 증가를 나타내 사업에 대한 성적을 측정할 수 있으나 물 펀드가 편입한 기업들의 성과는 분석하기 힘들다"며 "출시 당시 글로벌 물부족 사태로 인해 주목 받은 섹터이나 현재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엔 부담이 있다"고 진단했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머징펀드를 비롯한 수익률이 개선되는 펀드 외의 섹터에서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물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양호한 펀드를 선별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핵심펀드보다 위성펀드로 활용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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