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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실납세 기반 확립을 위해 탈세예방 및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역외탈세 방지 등 숨은 세원 양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신종·첨단 탈세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설한 첨단탈세방지센터와 역외탈세전담반, 고액체납전담반 등이다.
지난해 2월 발족한 첨단탈세방지센터는 파생금융상품과 전자상거래 등을 이용한 신종 탈세유형을 조기에 분석해 탈루유형별 첨단 조사기법 개발 및 지원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기업들의 변칙적인 상속·증여 차단을 위해 개발한 ‘비상장주식 간이평가 프로그램’과 신종·첨단탈세 시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첨단조사 프로그램(FANTASY)’을 만든 곳이 바로 첨단탈세방지센터다.
이와 함께 국세청이 지난해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역외탈세전담반과 고액체납특별전담반 또한 짧은 기간동안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냈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해 역외 탈세로 추징한 세금은 총 9637억원에 이르고, 고액체납 특별전담반이 추징·국고로 귀속시킨 세금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국세청이 국부유출과 직결되는 탈세 행태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와 함께 세금 추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면에 선 ‘최정예’ 조사요원과 후방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현동 국세청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 청장은 역대 국세청장들과 달리 모든 공적을 직원들에게 돌린다. 또한 직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불필요한 업무 축소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세청 직원들은 이 청장을 ‘은둔의 수장’ 또는 ‘삼무(三無)청장’이라고 일컫는다. 보이지 않는 행보와 함께 홍보성 이벤트가 없고, 전시행정이 없고, 자신을 위한 이기심이 없다는 말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이 청장은 국세청의 대변혁을 이끌어낸 입지적인 인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이는 이 청장이 지난 2010년 8월 취임 이후 불과 1년 8개월 만에 이룬 변화가 그만큼 거대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청장은 국세청의 변화를 짧은 기간 동안에 이뤄낸 만큼 이를 조직 전반에 걸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대 상황을 적절히 대변하지 못하는 관행 또는 제도 등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와 함께 빠른 결단을 내려 조직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다른 정부 부처에는 없는 국세청만의 독특한 '인사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조기명예퇴직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조기명퇴제란 국세청 4급 이상 중간 간부들을 대상으로 2년 앞당겨 조기 명예퇴직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란은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올해에는 ‘폐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제도(전관예우 금지) 강화를 골자로 한 '공직자윤리법'이 개정·공포되고,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년생)들의 은퇴가 본격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청장도 2010년 8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기명퇴제를) 심사숙고한 후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며 “원칙에 벗어나는 인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국세청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이 청장이 앞으로 남은 재임기간 동안 조기명퇴제를 폐지 또는 존속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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