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독주하는 시장 속 운용사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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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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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삼성전자만이 독주하는 시장이 연일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사들 속내가 시꺼멓다. 삼성전자만이 독주하는 시장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어느 펀드에 투자해도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아진 지수대로 인해 투자자들 눈높이는 높아져 환매욕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은 적극적으로 삼성전자만 올라 다른 종목들은 상승여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넘쳐나는 환매에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185조3026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해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1174조4637억원 대비 15.7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3.58%였던 비중이 2개월 반 만에 2.2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55조8426억원에서 지난 23일 기준 185조3026억원으로 29조4600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이 펀드시장에서는 그닥 반길 만한 사안이 아니다. 공모 주식형펀드는 한 종목을 10% 이상 편입할 수 없는 ‘10% 룰’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 비중만큼 살 수 있는 예외가 인정돼 펀드들은 통상 12~13% 가량을 삼성전자로 채우지만, 현재 같은 장세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결국 운용사 입장에서는 수수료율이 낮은 상장지수펀드(ETF)나 자문형 랩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 ETF는 동일 종목에 대해 예외적으로 30%까지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문형 랩은 이보다 여유가 있어 일부 상품은 삼성전자 비중을 30% 수준으로 유지해 시장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 비해 지수에 대한 투자자들 눈높이는 높아진 상태다. 지난해 8월5일 유럽 위기가 터진 이후 올해까지 코스피는 3.8% 상승했지만 삼성전자 상승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2% 하락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로써는 2020선위에 있는 지수로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연일 펀드로부터 자금이 빠져나오기 바쁘다. 연초이후로 공모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23일까지 17조8972억원이 감소한 상태다. 이달 들어서만해도 5조4010억원이 환매되고 있다.

한 대형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 상황은 운용사 입장에서는 힘들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 제외하고는 여력이 있으니까 환매를 하더라도 분할해서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마저 도와주지 않아 운용사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특히 3월 결산을 앞두고 관련 작업이 한창인데 업계에서는 운용사들 실적이 말이 아니라는 얘기들이 오고갈 정도“라고 말했다.

적어도 1분기까지는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연구원은 “올해 국내 상장기업들이 이익성장률이 제한적인 가운데 삼성전자 등 IT업종의 성장률이 높을 전망이라 삼성전자 편입비중에 따른 수익률 격차 현상은 적어도 1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 연구원은 “이러한 독식이 전체 종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펀드 투자자들은 섣부른 환매보다는 현재는 보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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