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재, 태평양전쟁을 日자위전쟁으로 기술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일본 고교 교과서에 태평양 전쟁이 ‘일본의 자위전쟁’이었다는 내용이 실렸다.

30일 산케이신문 보도를 보면 도쿄도(東京都)의 도립 고등학교 올해 판 지리역사 교재에 태평양 전쟁 당시 연합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가 ‘연합국의 경제봉쇄에 몰린 일본이 주로 자위상의 이유로 전쟁으로 내달았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는 맥아더가 1951년 미국 의회에서 일본이 미국에 전쟁을 일으킨 이유로 꼽은 발언이다. 올해 도립고교 신입생 약 4만3000명이 이 교재로 수학할 예정이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일본을 침략국가로 규정한 도쿄재판을 관장했던 재판의 실질 책임자인 맥아더가 이를 다시 부정한 증언”이라면서 “공교육 교과서에 이 내용이 실린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역사교육은 속죄사관 일변도였다. 아동들은 애국심을 배양하지 못했다. 맥아더의 증언은 속죄사관이 절대적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 또 맥아더의 말 한마디로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일삼은 일본의 과거 만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점과 학생들을 호도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1995년 종전 50주년 담화에서 “일본이 전쟁으로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몰아넣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여러 국가와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내각도 이 견해를 유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