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수원 삼성 감독(왼쪽), 최용수 FC서울 감독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북벌(北伐)'이라는 표현에 불편한 심기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최용수 감독은 30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서울시 종로구 신문로)서 진행된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는 1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치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5라운드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최 감독은 한 기자가 "수원이 '북벌(北伐)'이란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자세를 고쳐 앉으며 담담하게 불쾌함을 표현했다.
최 감독은 "수원보다 우리 위치가 북쪽에 있다"며 미소를 지었지만 곧바로 "'북벌'이란 단어는 적을 도발하기 위한 것이다. 상대는 홈이고, 우리가 (수원 홈 구장인 빅버드에) 쳐들어가는 입장이다. '북벌'이란 말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또한 팬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승점자판기'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것 같은데,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라이벌 팀들은 상대 구단을 폄하하지 않는다. 세계 어떤 라이벌 매치라도 구단이 나서 상대를 그렇게 폄하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감독은 "팬들이 직접 이슈거리를 만드는 건 좋지만, 이런 식으로 관심을 끌려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그렇게 안 한다. 우리는 90분간 '축구'를 하겠다"고 힘줘 말하며 수원의 퍼포먼스에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했다.
수원은 서울과 치르는 올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주장에게 '북벌' 완장을 채우기로 했고 인터넷에 '승점자판기'와 관련된 동영상을 배포하며 서울에 도발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최용수 감독은 이번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직설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최 감독의 이 발언 당시 음성은 사뭇 비장감도 느껴졌다.
물론 이날 마무리는 훈훈했다. 윤 감독은 "서울전도 다른 경기와 다름 없다"라며 화제 전환에 나섰고, 최 감독은 "윤 감독님과 여전히 사이가 좋다"고 말하며 미소짓기도 했다. 기자회견 장소인 회의실을 나서면서 포옹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최 감독은 윤 감독의 고등학교, 대학교 직속 후배다.
한편 '세계 7대 더비'로 꼽히며 '슈퍼매치' 등으로 불리는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는 4월 1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대결은 통산 61번째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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