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바닥쳤나?.."2분기 회복" VS "낙관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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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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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B-국내 전문가'미묘한'온도차

(아주경제 이재호 이수경 기자) 한국 경제 전망은 놓고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국내 경제 전문가들 간에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경기 흐름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 규모 등을 예상하는데 있어 서로 출발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IB들은 극도로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가 상황이 호전되자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해 신뢰를 보내면서도 고유가와 중국 경제 둔화, 북한 리스크 등 악재가 잇따르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 1분기 바닥론 ‘갑론을박’

1분기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월과 3월 연속으로 흑자를 내자 정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분기 누적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6억2000만 달러 수준이다. 3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대비 2.6% 상승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에 대해 글로벌 IB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클레이즈와 BNP파리바 등 주요 10개 IB가 지난 1월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3.4%였다. 한 달 뒤에는 3.3%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경제연구소들이 내놓은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상황이 변하고 있다. BNP파리바와 RGE 모니터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3%와 2.7%에서 3.8%와 3.2%로 높여 잡았다.

올해 국내 경기도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이면서 상반기 중에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들어 2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에 반해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하고 동행지수도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어 2분기 이후에는 경기가 나아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재고 증가율이 높게 유지되는 등 판단하기 쉬운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글로벌 IB들이 국내 경제지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연초에 워낙 많이 보수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IB들의 전망치가 냉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무역수지가 개선됐지만 수출이 증가한 게 아니라 수입이 줄어든 덕분으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정부가 재정을 조기 집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 재정지출이 줄어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불확실성 여전, 근본적인 개선책 필요

한국 경제가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발목을 잡는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다.

기존 유로존 재정위기에 고유가와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경제 재하강 우려 등의 악재가 더해지면서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상수지가 하반기 들어 흑자를 보이겠지만 유가 상승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으면 미국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유가 안정이 시급하다”며 “유럽 경제도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미미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돈을 풀어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데 결국 유가가 오르고 금융시장에 부담만 주고 있다”며 “유동성 확대 효과에 따른 경제 회복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만큼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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