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의 프로대회 우승, 得인가 毒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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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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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세 김효주 롯데마트 9타차 압승…‘무늬만 아마’ 지적도

김효주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국가대표 김효주(17· 대원외고2)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프로 언니’들을 멀찍이 따돌리고 우승했다. 첫날부터 줄곧 선두를 지킨 끝에 이룬 우승인데다, 2위와 간격이 9타에 달해 주위를 놀랬다.

김효주는 15일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66·67·73·66)를 기록, 문현희(30· 호반건설)를 9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김효주는 국가대표 에이스로 지난해 국내 아마추어대회를 휩쓴 ‘강호’다. 이번 대회 챔피언자격으로 19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나가게 됐다. 그가 아마추어인 관계로 우승상금 1억원은 ‘프로 1위’ 문현희가 차지했다.

아마추어가 오픈대회에서 우승하는 일은 더러 있다. KLPGA투어에서는 2010년 8월 배희경이 LIG클래식에서 우승한 이래 19개월만이고 통산으로는 21번째 ‘아마추어 챔피언’ 탄생이다. 박세리 신지애 등도 아마추어 때 오픈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한국프로골프투어에서는 2006년 9월 김경태가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가장 최근 일이다. 김경태는 그 얼마전 포카리에네전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밖에도 김대섭이 아마추어 때 한국오픈을 2회나 제패했고, 강성훈도 프로전향 직전 롯데스카이힐오픈에서 우승했다.

일본은 조금 사정이 다르다. 남자의 경우 이시카와 료는 2007년 먼싱웨어오픈에서 15세의 나이로 우승했고, 마쓰야마 히데키는 지난해 11월 비자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여자프로골프투어는 최근 10년래 ‘아마추어 우승’ 사례를 찾기 어렵다. 한국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는 미국LPGA투어도 최근 10년동안 아마추어가 우승한 적이 없다.

선수층이 두터운 미PGA투어에서는 1991년 필 미켈슨 이래 21년동안 아마추어가 대회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그 반면 미PGA 2부투어인 내션와이드투어에서는 지난해 두 명이나 아마추어 챔피언을 배출했다. 5월 스터디온클래식에서 러셀 헨리, 7월 칠드런스 하스피털 인비테이셔널에서 해리스 잉글리시가 그 주인공이다.

아마추어골퍼들이 잇따라 우승하자 ‘베테랑 골퍼’ 톰 왓슨(62· 미국)은 쓴소리를 했다. 그는 “요즘 아마추어들은 대회 출전 횟수, 훈련, 코치, 장비 등에서 프로와 다를게 없다”며 “우리는 그들을 ‘AINOs’(amateur in name only)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무늬’만 아마추어지, 실제는 프로와 같다는 뜻이다.

국내 한 골프인은 “우리 국가대표나 상비군 선수들은 훈련량이나 라운드· 대회 경험에서 프로를 능가한다. 10대 아마추어들이 오픈대회에서 우승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훈련을 했겠느냐. 재능의 ‘조기 발현’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너무 일찍부터 골프에만 혹사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꼬집었다. 많은 천재들이 그렇듯이, 조로(早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프로골프투어의 최근 아마추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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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대회                                  우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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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PGA         1991노던텔레콤오픈           필 미켈슨
미PGA2부   2011칠드런스하스피털       해리스 잉글리시
유러피언      2009조니워커클래식           대니 리
일본골프      2011비자마스터스               마쓰야마 히데키
한PGA         2006삼성베네스트오픈       김경태
한LPGA       2012롯데마트여자오픈       김효주
호LPGA       2012뉴사우스웨일스오픈   리디아 고
미·일LPGA  최근 10년래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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