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평가하는 이동통신 3사 수장들의 1분기 성적표다.
◆ 요금인하 압박 모두에 타격
7일 예정돼 있는 KT의 실적 발표에서는 전년동기대비 10%대의 영업이익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측하고 있는 30%대 축소보다는 양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KT의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늦어지면서 마케팅비 투입이 크지 않았던 것은 실적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흑자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조치에 따른 수익 감소다.
통신요금 1000원 인하와 문자제공 등이 전체 수익을 10% 넘게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성민 사장이 이끄는 SK텔레콤은 2일 실적발표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6.4% 줄어든 4523억원으로 나타났다.
흑자가 20%를 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요금 인하 영향이 컸고 LTE 투자, LTE 망투자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상철 부회장이 LTE 올인을 선언했던 LG유플러스도 9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LG유플러스도 LTE 서비스 마케팅비를 투입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5%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이미 LTE망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기존 가입자가 적어 요금인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 LTE 경쟁 이석채 부진, 하성민 보합, 이상철 선전
LTE 가입자 경쟁에 포커스를 놓고 성과를 따지면 이석채 KT 회장은 부진,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보합,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선전했다는 평가다.
LTE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가입자당매출(ARPU)의 증가로 장기 실적에는 보탬이 되겠지만 단기 실적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마케팅비가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사들은 효과적인 마케팅비 투입을 위해 때를 기다리기도 하고 적극 공세에 나서기도 한다.
KT는 LTE 서비스가 늦어지면서 가입자가 60만명으로 하루 평균 8000명에서 1만명 수준이다. KT의 이동통신 가입자에 비해서는 저조한 성적이다.
SK텔레콤은 LTE 가입자 240만명으로 일평균 3만명이 신청하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와 격차를 벌이고 있지만 전체 이동통신가입자에 비해 보통의 성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190만명으로 하루 2만명이 가입하고 있다. 서비스를 일찍 시작한 데 따라 기존 이동통신가입자에 비해 양호한 성적이지만 커버리지 격차자 줄면서 경쟁사들이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 기세가 꺾이고 있는 양상이다.
LTE 커버리지 경쟁에서 LG유플러스는 3월말 전국 군읍면까지 확대하면서 앞서가고 있고, SK텔레콤이 4월부터 전국 84개시, KT가 4월말 전국 84개시 서비스에 돌입한 상황이다.
◆ LTE 경쟁 판도 변화 올 듯
3사간 커버리지 격차가 줄어들면서 앞으로 LTE 경쟁의 판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KT의 부진으로 LG유플러스가 득을 봤지만 KT가 이달부터 마케팅비를 적극 투입하면서 LG유플러스 LTE 가입자 유치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LTE 서비스를 놓고 3사는 앞으로 콘텐츠 제공 경쟁을 벌이면서 하반기 LTE음성통화(VoLTE)를 놓고 격돌할 태세다.
KT는 SK텔레콤의 LTE 무료 콘텐츠 제공 서비스 T프리미엄에 맞서는 대응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어서 LG유플러스도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LTE 무료 콘텐츠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서비스 시기가 늦어지면서 LTE 경쟁에서 지금은 뒤져 있지만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VoLTE 서비스는 7월 퀄컴이 칩을 출시한 뒤 이에 맞는 단말기가 개발되는 3분기 이후 선보일 전망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상태로 수년간 고착된 점유율 속에서 상대방 가입자를 마케팅비를 투입해 뺏고 뺏기는 구조”라면서 “그동안 LTE 경쟁에 있어서 KT가 적극 뛰어들지 못해 LG유플러스가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KT가 공세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고 결국에는 LTE 가입자도 이동통신 점유율과 비슷해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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