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을 낳은 타이거 우즈의 드롭 장면. 경기위원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미국 SI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리키 파울러를 챔피언으로 탄생시킨 미국PGA투어 웰스파고챔피언십에서는 화제가 많았다. 특히 타이거 우즈가 관련된 규칙 판정은 뒷말을 낳았다.
2라운드가 열린 5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퀘일할로GC 5번홀(파5· 길이570야드). 우즈가 그린을 노리고 친 두 번째샷은 큰 훅을 내며 왼편 숲을 향했다. 볼이 날아오자 갤러리들이 함성을 지르며 볼이 떨어진 곳으로 몰려들었다.
우즈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볼은 없었다. 투어 경기위원인 마크 러셀은 갤러리들에게 “볼 봤느냐? 누가 가져가지 않았는가?”라고 물었으나 자신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러셀은 우즈에게 ‘분실구 처리’ 대신 ‘무벌타 드롭’을 하라고 판정했다. ‘숲이 빽빽하지 않은 개방된 공간인데다 볼이 떨어져 바운스되는 것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으므로 누군가 일부러 가져간 것’으로 본 것.
우즈는 벌타없이 드롭했고 그 홀에서 파를 잡았다. 이에 대해 “경기위원이 확증도 없이 우즈에게 구제를 선언했다”며 말이 많은 것. 우즈는 2006년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친 볼이 그린너머 카트도로를 맞은 후 빌라 속으로 사라졌는데도 구제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주변에 있던 한 요리사가 “볼이 튀어올라 지붕으로 날아갔다”고 말하자 경기위원은 우즈에게 무벌타 드롭을 선언한 것. 우즈가 그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 때에도 ‘우즈이기 때문에 구제를 받았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우즈는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프로전향 후 여덟번째로 커트탈락하고 말았다.
공동 5위를 차지한 리안 무어(미국)는 2라운드 11번홀(파4)에서 1벌타를 받았다. 그린에서 퍼트하려고 어드레스를 한 후 갑자기 볼이 움직인 것. 올해 개정된 골프규칙(18-2b)에는 ‘어드레스 후라도 플레이어가 볼을 움직였다는 증거가 없으면 벌타가 없다’고 규정했다.
그날은 날씨가 화창했다고 한다. 바람으로 볼이 움직일 상황은 아니었던 것. 무어의 설명을 들은 경기위원은 “플레이어가 잘 못해 볼이 움직인 것으로 보이므로 1벌타를 부과한다”고 판정했다. 무어의 그 홀 스코어는 파에서 보기가 됐다. 무어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규칙이 개정된 것으로 아는데, 나는 아무 잘못도 없이 벌타를 받다니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경기위원이 선수들 면면을 보고 페널티 여부를 정할까? 이를테면 유명선수에게는 좀 잘못이 있더라도 무벌타를, 무명선수에게는 조그만 잘못이라도 벌타를 주는 ‘유명무벌, 무명유벌’ 말이다. 그럴 리 없겠지만, 우즈와 무어에 대한 판정은 씁쓰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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