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민·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순익을 집계한 결과 4대 금융지주는 총 3조4184억원에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중 순익이 가장 많은 곳은 하나금융지주로 1분기에만 1조3203억의 순익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790%나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하나금융이 1분기 순익만 지난해 전체 순익을 필적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외환은행 인수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장부가치보다 낮게 인수하면서 4779억원의 차익 등 ‘부의영업권’ 1조389억원이 당기순이익에 포함되면서 순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부의영업권이란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서 적정가보다 싸게 살 때 발생하는 모든 이익을 말한다.
또한 하나금융에 편입된 외환은행은 1분기에 연결기준 31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점도 하나금융의 성과로 돌아왔다.
금액으로는 신한금융지주가 1분기에 8263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하며 2위를 기록,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비록 지난해 같은 기간 9243억원에 비해서는 10.4% 감소했지만 전분기 5067억원 대비로는 63.1% 늘어나 선전했다는 평가다.
지난 3일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1분기에 하이닉스 매각 차익으로 6686억원의 순익을 거둬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33%, 8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전분기 대비 2550억원(75.6%) 증가한 5923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이중 하이닉스 지분 매각이익이 2204억원(세전)을 차지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다른 지주사들과 달리 인수합병이나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전혀 없어 1분기 603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한 것으로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55억원(6.9%) 늘어난 반면 전분기 대비로는 613억원(3.3%)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1분기에 5247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동기 대비 29.1% (2158억원) 줄어든 성적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지주회사들이 유럽발 위기 등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1분기 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에 치중한 순익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로 인한 ‘부의영업권’ 1조389억원을 빼면 2811억원의 이익중 90%가 넘는 2540억원이 하나은행의 이익이다.
KB금융은 1분기 6030억원의 순이익 중 87%인 5248억원을 국민은행에서 가져왔다. 우리금융 또한 1분기 6690억원의 순이익 중 우리은행이 5923억원으로 89%를 차지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신한지주 또한 올 1분기 순이익 8263억원 중에서 70% 가량을 신한은행에서 가져왔다. 특히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이 그룹의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2009년 60%에서 2010년 45.8%, 2011년 37.5%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매각이나 인수합병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2분기부터의 금융지주 수익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1분기의 경우 매각 차익 등 이른바 특수이익을 제외하면 지주사들의 대출과 이자 수익도 크게 줄어든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무엇보다 향후 경기 위축 양상과 수수료 인하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 국내 금융 환경이 이들 지주사들의 향후 수익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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