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계 선구자' 비달 사순, 84세 일기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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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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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여성 헤어스타일의 선구자인 비달 사순이 9일(현지시간) 자택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8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 대변인 케빈 메이버거는 이날 경찰은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 부촌인 벨에어의 저택에서 사순이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살이나 타살의 흔적은 없었다. 사순은 백혈병과 투병 중이었으나 정확한 사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은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순을 동시대 최고의 실력을 갖춘 혁신적인 미용사로 불린다. 1954년 런던에 첫 사순 미용실을 연 그는 1960년대 머리를 짧게 자르는 헤어 디자인인 ‘밥’(Bob) 스타일을 창안해 여성들이 머리 손질에 들이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이는 당시 여성해방의 움직임과 미니스커트 유행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에 ‘비달 사순 헤어살롱’이 들어섰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외모의 변화 뿐 아니라 여성의 생활과 사고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왔다는 평가다.

영국의 패션디자이너이자 사순의 고객인 메리 퀸트는 그를 “미용계의 샤넬”이라고 불렀다. 영국의 유명한 헤어 디자이너이자 사순의 동료인 니키 클라크는 “사순이 주도한 1960년대 헤어 스타일은 현대화의 전형”이라면서 “이는 영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사순은 영국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으로 이민온 유대인이었고 어머니는 스페인에서 이주한 유대인이었다. 그는 바람난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유대교회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7년간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48년 중동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이스라엘 군에 입대해 참전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유대인 탄압과 배척을 연구하는 비달 사순 국제 연구소를 설립했다.

1968년 개봉한 영화 ‘로즈메리의 아기’에서 열연한 여주인공 미아 패로우, 1969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우먼인러브’ 주인공 글렌다 잭슨의 헤어스타일은 모두 사순의 작품이다.

사순은 200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생일 때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CBE)’을 받았다. 네번을 결혼한 사순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네번째 부인 론다와 전처와의 사이에서 둔 자녀 3명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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