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사 갈등으로 '몸살'

  • 노동계 하투와 연계될 가능성 높아 긴장감 고조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최근 은행권에서는 노동조합과 사측 간 갈등이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노조들이 노동계의 '하투'와 연계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각 은행 노조의 방향 설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노조 및 농협중앙회 등이 내홍을 겪고 있으며, 전국금융산업노조는 3만여명의 조합원을 모아 총진군대회를 열 계획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5일 시청광장에서 금융노조 주최로 '전국 금융노동자 총진군대회'가 열린다. 이는 현재 각 은행 노조가 가지고 있는 갈등 사안을 모아 금노 차원에서 공식적인 요구 사항을 밝히는 자리다.

우리금융의 졸속 민영화 반대, 농협에 대한 관치금융 철폐, 2012 임금단체협상 타결 등 크게 세 가지가 노조 주장의 주요 골자다.

우리금융지주 노조협의회는 지난 7일부터 우리금융 본점의 실사장소 출입구를 봉쇄하는 실사 반대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우선 15일 대회를 기점으로 투쟁을 준비중이며, 이후에는 금노 35개 지부 대표자들이 모인 공투본(메가뱅크저지공동투쟁본부) 일정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혁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민영화를 강행한다면 총파업 및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경영개선계획 이행 약정’을 두고 농림수산부와 줄다리기 중이다.

농림부는 최근 보조금 교부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농협중앙회 경영 및 직원 고용 등을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약정서를 농협에 전달했고, 농협 노조는 “정부가 신경분리 이후 이차보전금을 빌미로 경영권을 쥐고 흔들려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허권 농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은 “정부는 당초 6조원 지원 약속은커녕 2010년 말 여야가 합의한 농금채 3조원 지원 약속도 지키지 않으면서 농협을 통으로 먹겠다고 한다”며 15일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해 주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별 승인, 지역별 전시성 행사 실시, 신규 점포 증설 방해 등 하나금융이 기존해 했던 약속(독립경영 보장)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PF대출을 지주 계열사인 하나다올신탁에서 건별로 총량 규제 및 승인토록 하게끔 추진하고 있으며, 그룹 측에서 지역별로 어버이날 등 기념일에 직원과 가족들을 모아 '보여주기식' 기념행사를 진행해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갖가지 이유를 들어 신규 점포 증설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하나금융이 기존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지 않으면, 전면적 투쟁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금노는 지난 8일 사용자협의회와 3차 산별대표단교섭을 진행했으나, △영업시간 정상화 △정년연장 및 후선역제도 폐지 △비정규직 채용 금지 △노사공동 사회공헌사업 확대 등의 요구 사항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향후 교섭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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