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찾아가 사실상 첫 개원협상을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일부 당선자의 논문표절 논란을 겨냥하며 개원 직후 국회 윤리위 개최를 촉구한 반면, 이 원내대표는 국회가 폭력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지금 논문표절 의원들은 학회에서 발표를 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국회를 개원해서 윤리위원회를 늦추고 있으면, 옛날 같으면 한번 상정하고 4년 끌었지만 지금은 용납되겠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위원장은 목포 출신인데 그곳은 홍어가 유명하다"며 "숙성시키는 데는 귀신인데 정치도 숙성시켜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가 “이제 유권자들이 국회가 싸움판이 아니라 일터라는 인상을 받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하자, 박 대표는 “그러려면 우리에게 많이 양보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어 비공개 회동에서 두 사람은 언론사 파업을 놓고도 기싸움을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MBC 파업이 102일째이고 KBS, YTN, 연합뉴스 등 방송언론이 총체적 문제 아니냐.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어제 민주당 의원들이 MBC를 방문했는데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우리가 '난입했다'고 하던데 이는 국회무시이자 인권에 대한 탄압이다. 좌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MBC 김재철 사장을 해임하든 본인이 관두든지 해서 새 사장을 선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것이 국회를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첫 번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MBC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다”며 “불법ㆍ정치파업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 원내대표는 “김재철 사장의 비리가 계속되고 있는데 오래가면 본인에게도 안 좋다”며 해결책 마련을 거듭 촉구하자 이 원내대표는 “파악해 보고 당에서 상의하는 것으로 처리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대통령 임기중 이런 문제를 잘 털어내야 한다”면서 “권력형 비리문제는 임기중 털고 갈 수 있어야 하며, 원내대표가 협조해 잘 풀어가자”고 요구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빠른 시일내에 원구성 논의에 착수하되 원내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고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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