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롬니 “고교 때 게이학생 괴롭혀 미안”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사실상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고교 시절 남성 동성애자(게이)로 추정되는 급우를 괴롭혔다는 언론 보도로 구설에 올랐다. 이에 롬니는 즉각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미시간주의 롬니는 명문 사립인 크랜브룩의 고교 3학년 때 존 로버라는 한 학년 아래 학생을 몹시 괴롭혔다고 보도했다. 이 학생은 동성애자로 추정됐고 한 눈을 가리는 긴 금발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롬니는 친구들에게 “저렇게 하고 다녀서는 안 된다”며 수 차례 불만을 표시했다. 그리고 일은 발생했다. WP는 롬니의 급우 5명의 진술을 확보, 롬니는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로버를 꼼짝 못하게 한 뒤 그의 머리를 가위로 잘랐다고 보도했다. 로버는 당시 눈물을 흘리며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롬니는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목격자인 한 친구는 학교 측은 롬니에게 어떤 처벌도 내리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당시 롬니의 아버지 조지 롬니는 미시간 주지사로 재직 중이었다. 롬니와 함께 로버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지했던 전직 검사인 토머스 버포드는 “순식간에 발생했다. 지금도 나를 괴롭히는 사건이다. 이후 몇 차례 로버에게 사과했다. 얼마나 무감각하고 어리석으며 바보 같은가”라고 후회했다.

또 롬니는 커밍아웃하지 않은 다른 학생이 교실에서 말을 하려고 하면 “됐어, 이 여자야”(Atta Girl)라고 소리를 질러 몰아 부쳤다고 전했다.

롬니는 이 보도가 나간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너무했던 것 같다”며 고교 시절 일탈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이로 추정되는 학생을 공격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학창시절에 좀 어리석은 짓을 했다. 이로 인해 누군가 다치거나 공격을 받았다면 분명하게 사과한다. 여러 소동이나 장난을 벌였다. 그런데 어떤 것은 너무 나갔다. 그것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롬니는 “이 사건은 로버의 ‘성적(性的) 정체성’이 공격의 동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발생한 일이다. 롬니는 오바마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 이후 “나는 결혼이란 남녀 간의 관계라고 믿는다. 매우 미묘한 사안이다. 개개인이 다른 관점을 갖는 다는 것도 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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