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포화시장에서 서로 상대방의 손님을 뺏는 데 전력을 다하면서 마케팅비를 쏟아붓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어 보인다.
돈을 질러 상대방의 고객을 뺏는 유치한 게임이 계속되고 있으니 안타깝다.
도심 번화가에는 이통사의 판매점과 대리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과열 경쟁이 눈에 빤히 보인다. 판매점들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한 대 팔 때마다 수수료를 챙긴다.
그 많은 가게들은 진입장벽이 낮고 벌이가 되기 때문에 생겨나고 유지되고 있을 것이다.
전국에 휴대폰 가게가 이렇게 많은 가운데 회사들은 정부가 경쟁 과열을 막기 위해 정한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넘겨 쓰고 있다.
오죽하면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늘수록 마케팅비가 증가하면서 단기 실적이 악화되는 구조가 됐을까.
우리나라 이통시장은 몇 년째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과열경쟁 속에서 누군가 호루라기를 불어야 하는데 그 역할도 신통치 않아 보인다.
과징금을 연례행사로 부과하고 수차례 경고해도 반복된다.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성장 정체의 원인이다.
3G 서비스에 대한 투자 수익을 제대로 회수하기도 전에 LTE로의 전환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식으로 본전도 뽑기 전에 새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후에는 또 전송 속도가 더 빨라진 LTE 어드밴스 기술로 전환이 예정돼 있다.
지속적으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장비를 전국에 계속 구축해야 하는 것이 이통사들의 운명처럼 돼 있다.
어느덧 망을 촘촘하게 깔았다 싶으면 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장비를 세워야 하는 상황이 닥친다.
이통사들은 실적 악화 원인의 하나로 지난해 요금 인하를 들고 있다. 물론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가입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치여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 지원도 만만치 않다. 리베이트 형식으로 100만원에 이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탓 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한다. 투자를 해야겠다면 우선 과열 마케팅비 투입을 자제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
곳간 비는 줄 알면서 계속 퍼주는 이유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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