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저축은행으로 인한 예금 특수 효과는 은행권에서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에 정기예금 등이 소폭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히려 수신고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2월 212조4318억원을 기록하던 수신고는 3월 2059억원이 감소했고, 4월에는 4015억원이 줄었다.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후인 이달 17일 현재 총수신 잔액은 211조1632억원으로 약 3주만에 6612억원이 빠졌다.
그러나 정기예금과 적립식 예금 등을 합한 저축성 예금 잔액은 전월말보다 7000억원 오른 129조36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유로존 불안 등으로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데 따라, 안전한 데 돈을 묻어두고 일단 관망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18일 기준으로 총수신 잔액이 각각 114조3440억원이다. 전월말보다 3900여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수신고가 163조4472억원으로 전월말보다 약 3조원 가량 줄었다.
이와 달리 수신이 늘어난 곳으로는 기업은행이 지난달 말보다 1조6532억원 늘어난 139조6691억원(18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고, 농협은행 또한 154조7000억원(17일 기준)으로 전월말보다 1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 불안,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보다 안전한 1금융권의 정기예금 등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수신고 증가는 고금리 특판예금 유치 경쟁과 주가 불안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은행과 산업은행 등은 4%대 후반의 고금리를 내건 예금 상품을 특별판매하면서 고객유치에 안간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22조8126억원이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25조5746억원으로 늘었다. KDB다이렉트 예금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산은의 수신고는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빠진 뭉칫돈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다소 높은 5%대인 신협 등으로 몰리고 있다.
신협은 이달 들어 2주만에 1700억원 이상의 예금이 들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를 엄격히 받고 있어, 예금이 늘면 늘수록 이자 지급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신협 관계자는 "고금리 혜택 받기 위해 저축은행에서 빠진 자금이 몰려 수신이 단기간에 늘긴 했다"면서 "그러나 조합원 대출부터 유가증권 투자까지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신고 증가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협은 개별 조합마다 탄력적으로 예금금리를 점차 인하하는 방안을 시행중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