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유통계 전력난에 비상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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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2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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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박재홍·홍성환 기자 = 산업계가 전력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유가에 올 여름에는 전력난까지 가중되면서 기업들의 비명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던 기업들이 또다시 '전력'이라는 암초를 만나 마른 수건을 짜듯 원가절감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대기업들은 현재 다양한 원가절감 방안을 비롯해 전력난 극복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 산업계, 에너지 절약에 앞장

현대·기아차는 비슷한 파워트레인의 차량을 만드는 기본 플랫폼을 최소화함으로써 원가절감에 나섰다. 가령 같은 준중형급인 현대차 i30와 아반떼·기아차 포르테·쎄라토·K3 등 모델을 1개 플랫폼에서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폴크스바겐그룹의 경우, 1개 플랫폼으로 최대 27개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및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는 이미 올 초부터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유류비 절감에 나선 상태다. 양사의 경우 유가 1달러 상승시 연 580억원 규모의 연료비가 늘어난다. 급유 최소화, 항로 최적화 등 작업을 벌이는 건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사들도 마찬가지다.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철강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가와는 직접 연관이 없으나 철강협회에 따르면 전기료 7% 인상시 포스코가 약 410억원, 현대제철이 420억원, 동국제강이 200억원가량의 전기료가 추가된다. 포스코의 경우 올 1분기 영업이익(약 4200억원)의 약 10%가 추가 전기료 부담인 셈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경우, 특별한 절전대책이 없다는 데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주말이나 밤 9시 등 근무시간 이후에는 전 사무실의 등을 소등하는 등 전기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복도나 주차장도 전등을 켜는 대신 격등제를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미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원가절감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유가 등 외부 부담이) 악화 일로여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 전기료 인상 소식에 초절전형 가전 '불티'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되자 초절전형 가전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초절전형 에어컨 모델은 일반 제품 대비 20%가량 비싼 데도 불구하고 주문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손연재 스페셜'은 동급 최고 냉방효율 달성 초절전 에어컨이라는 특징을 앞세워 주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실제 롯데백화점 LG전자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에어컨 판매량 가운데 이 제품이 50% 넘게 차지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냉방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5월 들어 11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공기청정기 편집매장 블루에어에서 판매하는 서큘레이터 제품은 전년 같은 때보다 5배 증가했다.

서큘레이터는 공기를 멀리까지 이동시켜 실내 전체의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차거나 따뜻한 공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어 냉·냉방기와 함께 사용하면 실내 온도차이를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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