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3관, 2년전 별세한 루이스 부르주아전

Untitled_1947-49.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삼성미술관 리움에 설치된 '거대한 거미'조각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 개인전이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국제갤러리 3관에서 여는 이번 전시는 부르주아가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초반에 작업했던 작품을 선보인다.

바늘처럼 뽀족하고, 예민한 나무조각 'personages'연작 13점과 부르주아의 대표 설치작품 밀실(cells)연작도 전시했다.

저명인사라는 뜻의 'personages'는 부르주아가 1945년-1955년 사이에 작업했던 수직적으로 추상화된 인물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가늘어지고 추상화된 외형적 특성을 보인다. 1938년 남편과 함게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주했던 부르주아는 프랑스에 두고 온 가족이나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 조각작품으로 그들을 상징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알려져 잇다.

PEAUX DE LAPINS FERRAILLES A VENDRE_2006.

커다란 새장같은 '밀실' 연작으로 선보인 'peaux de Lapins,Chffilles A vendre(2006)'은 부르주아가 기억하는 어렸을적 거리의 행상인들이 불렀던 민요에서 차용했다. 마치 세포와 같은 쇠 그물망 안에 여성이나 남성의 생식기와 같은 형태의 오브제들이 매달려 있다. 하지만 어느것이나 형태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게 보여진다.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되어 이 작품은 10개 작품중 하나로 국내 처음 소개되는 작품.

부르주아와 30년간 함께 일했다는 조수 제르 고로보이는 부르주아의 말중 "내 기억이 필요하다. 기억이 나의 자료"라고 했던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내한한 고로보이는 부르주아에 대해 "그년 항상 불안해했다"며 똑똑하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 어린애같이 구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한편, 국제갤러리는 지난 2002년부터 루이스 부르주아의 한국 첫 개인전으로 시작으로 다섯번이나 그의 초대전을 열고 부르주아의 작품을 국내에 알려왔다. 이번 전시는 부르주아가 2010년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후 국내에서 처음 마련된 자리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02)735-8449


루이스 부르주아/사진제공= 국제갤러리

◆루이스 부르주아=1911년 파리에서 태어난 루이스 부르주아는 수학의 예측가능하고 확고한 체계에 끌려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대수학과 기하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곧 수학적 관념이 불변의 진리가 아니며 이론적 구조일 뿐임을 깨닫고 예술의 세계로 들어서기로 결심한다. 부르주아는 에꼴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 Arts)와 에꼴 뒤 루브르(École du Louvre)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몽마르트 및 몽파르나스에 있는 화가들의 스튜디오에서 훈련을 받았다. 이 시절에 그녀를 가르쳤던 여러 화가들 중에서도 특히 페르낭 레제(Fernand Léger)는 부르주아에게 삼차원에 대한 관념을 심어주어 훗날 조각가가 되는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작업초기 판화가와 회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부르주아는 1945년 뉴욕 버싸 쉐퍼 갤러리(Bertha Schaefer Gallery)에서의 첫 개인전 <Paintings by Louise Bourgeois>을 갖는다. 이후 1940년대 말부터 기하학의 영향이 엿보이는 조각을 제작하기 시작하였으며, 1949년 뉴욕의 페리도 갤러리에서 열린 <Louise Bourgeois, Recent Work 1947-1949: Seventeen Standing Figures in Wood> 전을 통해 조각가로 데뷔한다. 그의 조각은 재료의 다양성과 주제의 과감 성이 강조된 1950년대와 1960년대를 거쳐, 1970년대에는 급속하게 부상한 페미니즘 열풍과 함께 더욱 강렬하고 파격적인 인상을 띠게 되었다.

21세기 예술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부르주아는 71세가 되던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을 계기로 국제적 명성을 확고히 하였다. 이후로 미국과 유럽, 남미와 일본 등지에서 수 차례 회고전을 가졌으며,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였다. 그녀의 작품은 현재 뉴욕과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파리 퐁피두 센터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주요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으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런던의 테이트 모던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을 순회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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