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B “연말까지 동결”전망…한때 인하론도 제기
지난 10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1개월째 연 3.25%로 동결했다. 프랑스와 그리스의 정치 상황이 변화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기회복세가 완만한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금리를 변경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연속성에는 변화가 없었다”, “금리 인하 논의도 없었다”며 이 같은 기대를 일축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기는 했지만 이미 낮게 책정된 금리이다보니 더 이상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가계부채나 기대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해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하며 하향 안정세지만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대 후반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다수의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물가위험 상존 등이 이유다.
◆OECD 정책권고 “금리인상해라” 배경은
OECD는 지난 22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내년 균형재정 달성 목표를 지속 추진하되 향후 정책금리는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OECD는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같은 전망은 OECD가 비록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달 만에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일정 부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김정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OECD가 전망치를 변경했지만 특별히 우려할 만한 변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경제 둔화 전망이 높아진 영향때문이지, 대내적으로는 3% 대 이상의 성장세는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OECD는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가 작년 말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에 있으며 세계무역 및 수출 증가로 향후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 전망도 지난달 1.3% 전망을 1.5%, 내년도 1.1%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장기적으로 대내 위험요인인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권고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금리인상을 하면 단기적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늘어나겠지만, 가계부채 급증 요인을 지금까지 유지해온 저금리 정책으로 본다면, 인상을 적용하는 것도 중장기적으로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해외 IB들이 하반기 중 한은이 금리기조를 변경할 가능성을 점치는 것도 금리인상 쪽에 무게를 실기도 한다.
HSBC는 연초의 농산물 및 유가 상승의 영향이 하반기 중 실물경제에 전이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은이 4분기 중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