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7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시장. 휴일 아침을 맞아 장내가 한산한 가운데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현재 농산물이 안정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얼마전까지 배춧값 등 몇몇 농산물 가격이 폭등해 걱정이었는데 막상 오늘 시장에 와보니 가격이 다시 예년 수준으로 떨어져 안심이라고 말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전모(42)씨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망(3포기)에 2만원을 호가하던 배추가 현재 7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봄 배추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배추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근래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아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 등의 생산 물량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 그는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파를 다듬고 있던 천모(60)씨 역시 “양배추를 제외한 농산물 가격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25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양배추의 포기 당 최고 가격은 7000원으로 전월(3500원) 대비 두 배나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 한파에 이어 3~4월 병충해 피해까지 입으면서 도매시장에 반입되는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에서 양배추는 포기 당 약 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김모(63)씨도 시장 내 판매 가격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깐마늘의 경우 1묶음에 3000원 하던 것이 두 배가량 올라 현재 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최근 ‘2012년 양파·마늘 생산전망과 대응방향’을 발표, 마늘 재배 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보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양파는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깐마늘의 가격이 상승한 것과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깐마늘의 경우 인건비 등을 포함한 유통비가 무려 70%에 달해 이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인기상품 수박 역시 본격적인 제철을 앞두고 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aT에 따르면 수박은 25일 기준 2만2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전년(1만3880원) 대비 약 40% 오른 수치다.
이와 관련해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5)씨는 “현재까지 수박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지만 출하물량이 풀리면 가격이 곧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가락시장의 상인들은 시장 내 물가가 떨어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손님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59)씨를 비롯한 몇몇 시장 상인들은 “가락시장 재건축으로 사람들이 다니는 동선을 다 막아버려 시장 내 손님이 점차 줄고 있다”면서 “많은 상인들이 가락시장의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지만 그동안 투입된 돈 때문에 (재건축을) 중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