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과 유로존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의 급등락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유가가 급변하게 되면 민감업종인 정유·화학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이와 관련 국내유가와 밀접한 두바이유는 최근 빠른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서는 공급가를 대폭 낮춰 재고를 비우고 값싼 원유를 새로 채우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업계서는 “향후 이란사태로 유가가 오를 것을 예상하고 그 전에 대량의 싼 기름을 사두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따라서 정유사가 기름 재구매 타이밍을 잡기 위해 유가예측이 다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유가는 이란사태의 급등 요인과 유럽위기의 급락 요인이 상존해 갈수록 예측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유사가 바닥을 잘못 예측하고 재고를 늘렸다가 자칫 유럽위기로 유가가 더 내리게 되면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다.
화학업계의 경우 최근 유가가 내려 원가부담은 줄었지만 제품가격도 덩달아 내려 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한 형편이다. 여기에 중국 등 수출시장의 수요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사태로 유가가 다시 오르게 되면 1분기처럼 원가 인상과 제품가 하락의 2중고에 처할 수 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유로존 불안 등으로 유가 하락세가 빠르지만, 석유공급 여력이 크지 않고 중동 산유국의 목표유가가 높아 유가 하락이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유가가 완만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란사태, 유럽위기 등 급등락 리스크가 계속될 전망”이라며 다른 가능성도 열어뒀다.
국제금융센터는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 최근 유가 하락을 이끈 불확실성이 유지됨에 따라 당분간 약세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이란 등 공급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고 하반기 글로벌 경기의 회복 기대감도 남아 있어 하락이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아직 우세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융센터에 따르면 도이체 방크(Deutsche Bank)와 JP모간(JP Morgan)은 “유가가 단기적으로 90~1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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