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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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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수입차 공세를 막아라.” 최근 수년 동안 매 상ㆍ하반기에 걸쳐 열리는 현대기아차의 판매촉진대회의 주요 화두는 ‘수입차’다. 수입차는 2008년 6만대에서 올해 12만대로 4년새 2배 거침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경계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미 고급 자동차 시장의 수입차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에쿠스ㆍ제네시스 상품성개선 모델, 럭셔리를 표방한 한정모델 제네시스 프라다 등을 잇달아 내놨으나 수입차의 거센 파도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 벨로스터가 젊은 층에 반향을 일으킨 걸 제외하면 사실상 패배였다.

이달 7일, 16일에 각각 판매가 시작된 기아차 K9과 현대차 신형 싼타페에 현대기아차가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 신형 싼타페 출시 때 “경쟁모델은 아우디 Q5”라고 공언했다. 2800만~3800만원의 싼타페와 최소 6000만원인 Q5은 비록 크기는 비슷하지만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직접 경쟁모델이 될 순 없다. 하지만 그만큼의 자신감이 있다는 걸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9도 마찬가지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 실장(상무)은 “BMW 7시리즈를 벤치마킹했다”고 했다. 7시리즈와 동등한 성능에 5시리즈와 붙을 만한 가격대를 책정(5200만~8600만원), 경쟁력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K9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에서 “성능ㆍ편의만 놓고 보면 결코 밀리자 않는다”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가 경쟁상대로 지목한 BMW 7시리즈와 K9(위), 신형 싼타페와 역시 경쟁상대로 지목한 아우디 Q5(아래) (사진= 아주경제DB)
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 자동차 마케터는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이 노이즈 마케팅으로써 이득을 봤다는 분석이 있다. 현대기아차도 한 급 높게 여겨지는 모델을 경쟁자로 지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품질이 받쳐줄 경우 소비자의 이 같은 관심이 선호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싼타페의 경우 디젤 엔진의 역사에선 뒤지지만 동급 2.0ℓ 기준으로 힘이나 연비도 아우디 Q5에 비해 오히려 앞선다. 싼타페 2.0은 184마력, Q5는 170마력이다. 무엇보다 국산 디젤차의 한계로 지적됐던 소음과 진동이 확실히 나아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된 평가다. 스마트폰을 활용, 시동이나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도 처음 도입했다.

K9의 경우도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렉서스 LS시리즈 등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에 결코 뒤지지 않는 첨단 편의사양이 탑재됐다. 대표적인 게 운전자 시야 앞 창에 주행정보가 비춰지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주행 방향 및 속도에 따라 빛의 방향과 거리가 달라지는 어댑티브 풀 헤드램프다. 역시 텔레매틱스 서비스 ‘유보(UVO)’가 최초 도입됐다.

초기 관심도는 폭발적이다. 이달 말 기준 신형 싼타페는 2만3000여대, K9이 약 5000대가 예약됐다. 이미 ‘히트’는 사실상 예약된 상태다. 이제 남은 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 수입차 시장의 견제다. 이번엔 얼마만큼의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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