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기자= '국민 남편'으로 등극한 배우 유준상이 에세이집 '행복의 발명'을 냈다. 여느 연예인들의 수필집이나 자전적 스토리와는 다르다. 눈물겨운 고백도 없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찾아보기 어렵지만 유준상의 속내를 그대로 엿볼수 있는 진짜 이야기로 가득하다.
"배우는 일지를 써야 돼." 그는 대학 시절 은사인 안민수 동국대 연극과 석좌교수의 한마디 조언을 그대로 따랐다. 그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고 대학 1학년때부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만의 ‘배우 일지’를 써왔다.
학창 시절의 다짐, 촬영 현장에서 느낀 단상, 여행지에서 떠올린 생각, 일상에서 포착한 교훈 등을 때론 짤막한 시처럼, 때론 장황한 수필처럼 적어놓았다. 붓 가는 대로 그림도 곁들였다.
‘행복의 발명’은 스무 권이 넘은 일기 중에서 남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간추려 엮은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빼어난 외모와 독특한 개성을 지닌 배우들이 즐비한 연기 세계에서 평범한 듯 보이는 그가 어떻게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려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나는 과정 없이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왜?’ 난 천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끔은 천재가 되지 못하는 나를 원망해보기도 하지만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한다. 감각적으로 동물적으로 목표를 찾아내는 것과 그저 감으로 찾아보는 척하는 것과 분석과 노력, 훈련으로 찾아가는 것. 나는 어떻게 목표를 찾아왔을까? 부끄러운 답변만 허무하게 되돌아올 뿐. 난 쉽게도 어렵게도 목표에 근접하지 못했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지! 끈질기게 파고들어야 한다. 어떻게는 내가 찾아야 할 숙제다. 이미 하고 있을지 모른다. 즐겁게 찾자."
언제나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그곳에서 행복을 찾는 저자의 이야기는 진지한 듯하면서도 유쾌한 생활태도와 엉뚱한 상상력으로 그의 해맑은 미소같은 순수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유준상은 나 ‘혼자’가 아닌 ‘우리’의 삶이 행복해야만 자신의 삶도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전액도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했다.256쪽. 1만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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